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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는 중국 땅" 일본서도 판치는 中 가짜계정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4 09:17

수정 2024.10.04 09:17

오키나와 남부 나하 시내의 최대 번화가인 나하국제거리. fnDB
오키나와 남부 나하 시내의 최대 번화가인 나하국제거리. fnDB

【도쿄=김경민 특파원】 "류큐(오키나와)는 일본이 아닌 중국에 속해 있다!"
오키나와 독립을 주장하는 가짜 동영상이 일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4일 보도했다.

닛케이가 첨단 인공지능(AI) 도구로 이를 분석한 결과, 배후에 가짜 동영상 확산을 하청 받는 대규모의 정보 공작 계정이 발견됐다. 주로 중국발이 의심되는 계정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일본 내 여론 분산시키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어로 오키나와가 중국 땅이라고 주장하는 가짜 동영상은 2023년부터 SNS 상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여름 중국과 류큐국(옛 오키나와를 지배했던 왕국) 시절의 유대를 이례적으로 강조한 이후 이 같은 가짜 동영상이 크게 늘었다.

닛케이는 X(옛 트위터) 상에서 '류큐는 중국에 속한다'고 하는 콘텐츠를 반복 생산하는 계정 3개를 찾았다.

가짜 동영상은 도쿄 시부야의 거리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오키나와 주민에 의한 '오키나와 독립 시위'로 소개했다.
여러개의 영상을 짜깁기한 가짜 영상이었으나 '좋아요' 등 게시물에 대한 반응 수는 700만건을 돌파했다.

또 가짜 동영상을 게시한 3개 계정 뒤에는 콘텐츠 확산을 담당하는 325개의 공작 계정이 존재했다. 닛케이는 "가짜 영상 확산을 위해 조직적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전했다.

히토츠바시대학의 이치하라 마이코 교수는 "오키나와 독립 시위 영상이 가짜라고 해도 일본의 여론을 자극하는 효과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본에 강제 편입된 역사가 있는 오키나와에선 본토의 차별 때문에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수가 있는데 가짜 동영상이 이들의 주장을 일반 대중까지 확산, 자극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가짜 동영상이 출처가 불분명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일본도 국제사회도 류큐 문제에 관심을 가져 많은 사람이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다양한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큐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최근 한국에서도 중국의 가짜 댓글부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 e-커머스 등 한국과 중국 간 경쟁이 치열한 산업 분야에 대한 국내 온라인 기사나 게시물과 관련은 중국인들이 조직적인 댓글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연구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김은영 교수·국립창원대 국제관계학과 홍석훈 교수 연구팀은 '한중 경쟁산업 분야에 대한 인지전 실태 파악' 보고서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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