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1TV 일일드라마 '수지맞은 우리'가 지난 4일, 128회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수지맞은 우리'는 추락한 스타 의사 진수지(함은정 분)와 막무가내 초짜 의사 채우리(백성현 분)의 쌍방 치유, 정신 승리, 공감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102회에서 15%(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돌파하면서 최근 부진 중이었던 KBS 1TV 일일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줬다.
배우 함은정은 극 중 준종합병원 해들병원의 정신과 의사이자 섭외 1순위 방송인 의사로 살다가 갑자기 추락해버린 인물인 진수지 역을 연기했다. 채우리와 함께 자신의 성을 탄탄히 다시 쌓아나가면서 변화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함은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지난 2012년 종영한 JTBC '인수대비' 이후 12년 만에 백성현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두 사람은 극 중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연기 활동 외에도 올해 그룹 티아라 데뷔 15주년을 맞아 마카오 팬미팅을 준비하면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함은정.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난 함은정은 '수지맞은 우리'와 티아라 활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오랜 시간 함께 한 '수지맞은 우리'가 종영을 맞은 소감을 밝힌다면.
▶정말 눈 깜짝할 새라는 게 실감이 들 정도다. 오늘이 언제인지 날짜를 기억 못할 정도로 지내고 있을 정도로 정신 없이 9개월을 지내온 것 같다. 언제 또 정신 없이 몰두해서 이렇게 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후회 없고, 감사했다. (이번 작품 하면서는) 매일매일 숙제가 던져진 느낌이었다. 어떻게 하면 클리어할까 생각했다. 그래서 아직은 망각 상태인 것 같다. 종방도 하고 일상생활도 하다 보면 (끝났다는 게) 좀 더 느껴질 것 같다.
-이번 현장이 특히 전작들과 달랐던 점이 있나.
▶저희가 좋았던 게 옛날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1, 2, 3카메라 시스템과 ENG 시스템이 결합한 드라마라서 배우들도 여러 형태의 연기를 해볼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애드리브가 허용 안되는 건 세트, 야외는 다양하게 풍성하게 덧댈 수 있는데 물리적 시간이 없는 건 당연한 일일극의 특성이었다. 시간은 없는데 시청자들의 눈은 똑같다는 게 어려웠다. 퀄리티적으로 무언가를 내고 싶어도 시간에 있어서 부족한 게 있지 않나. 그래서 시간을 메우는 건 연기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희는 소품 스태프까지 정말 준비를 잘했다. 디테일하게 준비하는 소품팀을 보고 '내가 연기를 저렇게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소품팀이 정말 안 보이는 것까지 다 세팅을 해놓더라. 그런 부분에서 우리 드라마가 좀 더 다를 수 있겠다 싶었다.
-'수지맞은 우리'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연락이 오셨고 제안이 오셨는데 처음에 남자주인공을 모르고 들어갔다. 근데 소위 말해서 연달아 일일드라마를 계속하는 것에 대해 내가 어떻게 비칠까 고민이 있었다. 저는 스스로를 단련해야 하는 사람인데 한 가지 방향으로만 단련이 되면 어쩌지라는 게 있었다. 근데 솔직히 대본을 읽고는 다시 읽고 싶더라. 하지 말까, 할까 하더라도 대본이 좋았다. 너무 매력적인 여자주인공이었다. 또 백성현 씨가 남자주인공을 한다고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선배님들도 누구누구 하실 거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분들이 모이셨지?' 싶을 정도였다. 너무 짱짱한 드라마가 될 거라는 게 분명했다. 선배님들이 연기를 얼마나 잘하실지가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일일드라마는 일일드라마스러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어떻게 일일드라마도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
▶일일드라마의 완성도 문제는 물리적 시간이 없기에 피로해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이다. 대본 외울 상황도 여유가 없다 보니깐. 그런데 조금 더 힘내서 하면 세련되고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저희는 야외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했다. 대본대로 해도 부족한데 전날 콘티까지 짜서 현장에서 주시더라. 덕분에 스태프들의 준비가 빨라지고, 그 사이에 저희는 연기 얘기를 할 수 있고 애드리브도 넣을 수 있었다. 작가님도 그걸 수용해 주시는 분이었다. 덕분에 표현이 새롭다고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 일일드라마에서도 우리나라 밖에 할 수 없는 특화된 시스템이 있다. 연극 같아 보일 수 있는 세트가 어찌 보면 장르적일 수도 있지 않나. 누가 봐도 현실성있는 ENG 장면과 연극 같은 세트 촬영이 결합했을 때 이질감이 없는 게 우리나라 일일드라마다. 그래서 장르적 특성이 뛰어난 이곳에서 이름 날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드라마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성현과 '인수대비' 후 약 12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호흡은 어땠나.
▶호흡이 정말 티아라처럼 멤버 같았다. 리허설 때 안 맞춰도 '그냥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면서 할 정도였다. 다른 배우였다면 그렇게 리허설도 안 맞추면 다툰다. 어떻게 할지 안 알려주면 어떻게 하겠나. 근데 성현 씨는 연기하는 게 보이면 그걸 받아서 할 정도였다. 그게 진짜 호흡인 거다. 그래서 나이브한 감이 살아있는 게 있더라. 그게 고마운 지점이다. 일일극에서 나이브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게 있는데 성현 씨가 나이브하게 건드려줬다.
<【N인터뷰】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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