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제한된 수출...오히려 가격 인상 '절실'[벼랑 끝에 선 시멘트 업계(하)]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6 14:32

수정 2024.10.06 14:32

업계, 수출 확대 등 경영 개선 대책 마련에 안간힘
[파이낸셜뉴스]
국내 시멘트 업계가 수출 다변화 등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는 수요 위축에 따른 재고 증가, 중국산 수입 우려,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다만 내수 위주의 산업이란 업종 특성상 수출로 인한 해결이 어느 정도 만회될지는 의문이다.

6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경영 악화에 대비해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우선 수출 확대 등 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쌍용C&E의 경우 3년 여에 걸쳐 연구개발한 저탄소 석회석시멘트를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수출했다.

이 제품은 일반시멘트에 비해 클링커 함량을 줄이고 석회석 미분말 첨가재를 10% 높였다. 이로 인해 탄소배출량은 일반시멘트 보다 6% 낮고 물리성능은 동일 성능을 유지한다.
쌍용C&E는 올해 미국에 석회석시멘트를 20만t 수출할 예정이다.

삼표시멘트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설비를 확충하는 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 20억원을 투입해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 시설을 건립해 강원 삼척시에 기부했다. 이를 통해 생활폐기물이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시멘트 생산 연료인 유연탄 대체제로 사용되고 있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해 친환경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1일 70t, 연간 약 2만t의 생활폐기물이 시멘트 생산 연료로 순환자원화되고 있다. 이 시설은 지역상생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와 향토기업의 모범사례로 타 지자체가 벤치마킹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수출확대 등 자구책이 경영 개선에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주요 시멘트업체 가운데 수출이 가능한 곳은 삼표시멘트, 쌍용C&E, 한라시멘트 등 3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 시설을 통한 유연탄 비용 절감은 각 업체마다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인 단계라 시간이 더 필요하다.

특히 시멘트는 각국의 전형적인 내수 산업으로 시멘트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비용의 변동성, 전력비 지속 상승, 유가상승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등 국내 판매 여건 변화에 훨씬 민감한 특성이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원가 부담 완화가 중요하지 수출 확대가 능사가 아니라는 의미다.

최근 건설업계의 시멘트 가격 인하 압박이 크지만 오히려 경영 개선을 위해서는 국제수준에 맞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기준 국제 시멘트 평균 가격은 2022년 대비 14.6% 상승한 14만7000원이다. 국내 시멘트 가격은 지난 2년간 3차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제 평균 가격 대비 6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산업 회생에 수출은 분명히 도움이 되겠지만 제한적"이라며 "결국은 원가부담 완화와 국제적 수준의 가격 현실화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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