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신규 의사 배출도 '절망적'..의료 파국 우려 증폭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6 14:33

수정 2024.10.06 14:33

의사시험 실기 응시 347명 그쳐…작년 10분의 1 수준
전국 의대 재적생 1만9374명 중..2학기 등록금 납부 653명 ‘3.4%’
서울대 의대 1학년 2학기 수강신청 ‘0명’
교육부, 의대생 ‘휴학 승인’ 도미노 단속 나서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7월 29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7월 29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 학생들의 ‘등록 거부’가 2학기 들어 심화됐다. 전국 40개 의대의 2학기 평균 등록률은 3.4%로 작년의 작년 10분의 1 수준이다. 서울대 의대의 경우 이미 1학년 학생 중 2학기에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이 ‘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 대규모 유급·제적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의사 배출도 급감해 의료 ‘대란’을 넘어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6일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의대 학생 및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에서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인원은 단 653명에 그쳤다.
재학생과 휴학생을 포함한 전체 재적 인원 1만9374명 가운데 단 3.4%에 불과하다. 이 중 10개 국립대의 경우 재적 의대생 5919명 중 3.2%인 191명만 등록했다. 30개 사립대에선 재적 의대생 1만3455명 가운데 462명만 등록해 등록률이 3.4%로 집계됐다.

단 한명도 등록하지 않은 의대도 국립대 2곳, 사립대 7곳 등 9곳에 달했다. 의대 중 절반인 20곳은 등록 인원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1학기 성적 마감 기한을 학년말로 바꾸는 등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의대생들은 전혀 응답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학기 의대 의예과 1학년(재적생 142명) 중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의예과 2학년(총 154명) 학생 역시 수업 16개 중 14개 과목에서 아무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았다. 2개의 수업(의학연구의 실제2, 자유주제탐구)에서만 각각 2명, 9명의 학생이 수강 신청을 했다.

올해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9월 16일 기준)은 의예과 1학년 31명(전체의 21.8%), 2학년 33명(21.4%)으로 총 64명이었다. 이처럼 서울대 의대 1∼2학년 학생 일부는 등록금을 납부하긴 했지만, 수강 신청은 거의 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서울대는 개교 이래 1학기와 2학기를 동시에 운영한 사례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4일 의과대학이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을 소집해 “동맹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의대 사태에 대한 정부의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각 대학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을 승인하지 말고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의 강경 방침에도 대학들은 휴학 승인을 계속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생들이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고, 수강 신청도 하지 않은 채 수업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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