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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한우농가에서 럼피스킨이 확산되고 있지만 수의직 공무원이 절대적으로 부족,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의사 채용이 쉽지 않은데다 채용된다고 해도 민간 반려동물 수의사로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조유인플루엔자(AI) 시기를 앞둔 상황에서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가축방역관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가축 의료 대란’을 예방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인당 닭 22만마리, 소는 4915마리 관리
6일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 수의직 공무원 1인당 업무량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공무원 수의사 1인당 소는 4915마리, 닭 22만1835마리, 오리 7964마리, 돼지 1만3507마리를 관리하고 있다. 이는 각 가축 사육두수를 전국 수의직 공무원 821명으로 나눈 값이다.
문제는 업무량이 매해 증가하는 점이다. 1인당 소 관리 수는 △2021년 4404마리 △2022년 4569마리에서 지난해 300마리 이상 증가했다. 1인당 닭 관리 수는 △2021년 19만5579마리 △2022년 19만2159마리로 줄었다가 지난해 약 3만마리 늘었다.
육류 소비 증가로 가축은 늘었지만 공무원 수의사는 2021년 906명, 2022년 901명에서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수의직 공무원 정원은 1214명이지만 실제 821명만 근무했다. 정년퇴직을 포함한 퇴사는 87명, 퇴사율은 10.6%에 이른다. 빈자리를 병역 대체인 공중방역수의사가 버티고 있다.
수의업계 관계자는 “젊은 수의사들이 공중방역수의사마저 복무기간이 3년이고 지방 근무라는 이유로 현역 입대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며 “점점 공무원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의직 공무원 인력 수급은 불안한 반면 가축 감염병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럼피스킨이 전날 강원 고성군에서 발병하며 올해 축산농가에서 확인된 것만 모두 8건이다. 백신 접종 등 방역 최전선에서 일할 공무원 수의사 숫자가 불안정한 셈이다.
"젊은 수의사 지방·현장 근무 기피”
공무원 수의사 부족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은퇴하고 있지만 신규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되기 보다는 수입이 더 큰 민간 동물병원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또 젊은 수의사가 지방·현장을 기피하는 것도 수의사 부족의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의직 공무원 평균 나이는 44.9세로 2021년 43.6세 보다 늘었다.
지난해 경기도는 26명을 신규 선발계획인원으로 내놨지만 전남, 전북은 각각 72명, 92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만큼 일손이 부족하단 뜻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수당을 올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가축방역관 수당을 월 35만~6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만원 인상했다”며 “정부 역시 방역정책국을 2018년부터 신설할 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민간 반려동물 시장 성장세가 빠르다 보니 정부도 한계가 있다. 지난해 기준 지자체 소속 전국 수의직 공무원(가축방역관) 월평균 보수는 약 597만원이다. 수의직 공무원은 7급 입사(457만원)해 5급(784만원)에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국세청 ‘2014~2022년 전문직 사업소득 현황’에 따르면 수의사 연평균 소득은 1억원으로 매년 12.6%씩 오르며 전문직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병진 의원은 "정부가 가축방역 대책을 발표해도 최일선에서 일하는 수의직 공무원들이 사명감으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는 물론, 정부 차원의 방역시스템 고도화 등 세심한 향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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