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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커피 전문점 업계가 경쟁 심화로 성장 정체를 넘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커피 수입량이 처음 역성장하는 등 커피 수요는 성장세를 멈췄지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장 늘리기 경쟁을 이어가며 수익성 악화에 빠져들고 있다. 한편으론, 스타벅스와 메가커피 중심의 '프리미엄 대 저가' 구도의 프랜차이즈 양극화가 굳어지면서 이디야 등 중저가 브랜드들의 설 자리는 없어지고 있다.
커피 수입 줄었는데 매장 출점 경쟁
6일 관련 업계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은 성장 정체가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커피 수입량이 지난해 19만2623t으로 처음 감소한 가운데 커피프랜차이즈는 물론, 개인 카페는 크게 늘며 수익성이 멈춘 것이다.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타벅스는 올 상반기 기준 매장수가 1937개다. 지난해까지 매년 100개 이상의 매장수를 늘렸고, 올해 상반기도 44개 매장이 추가됐다. 커피 수요가 정체됐지만 매장은 지속 증가하면서 스타벅스의 수익성도 떨어지는 추세다. 스타벅스는 2021년 당시 매출 2조3856억원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했다. 반면,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률은 5%를 넘기지 못했다. 올 상반기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가 푸드 메뉴 강화를 비롯해 음료 30% 할인 쿠폰을 매일 증정하는 월 9900원 구독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것도 수익성 개선 때문이다.
불경기와 고물가로 저렴한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매장 확대에 더 공격적이다.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을 이끄는 메가커피의 경우 2020년 1188개였던 매장이 2년 만인 2022년 2000개를 넘어섰다. 올해도 9월까지 540여개의 매장을 늘려 전체 매장수가 3000개를 훌쩍 넘었다. 스타벅스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빠른 속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가커피 시장이 성장하면서 당분간은 국내 커피 시장도 양적으로는 성장할 것"이라며 "하지만 성장률이 정체되고 향후 제로섬 게임을 거쳐 치킨게임 양상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 양극화, 중저가 도태
커피 전문점 시장은 시장 정체 속에 프리미엄과 저가로 양분되는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와 함께 1세대 커피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던 커피빈은 2019년 291개였던 매장이 2023년 228개로 줄었다. 커피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손익분기점(BEP)를 간신히 웃돌았다. 적자 위기 속에 커피빈은 올해 비인기 매장을 중심으로 음료 50% 할인 등 파격적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중저가 전략으로 성장했던 이디야도 2022년 매출 2778억원, 영업익 100억원을 올린 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2756억원과 82억원으로 모두 역성장했다.
일각에선 저가 커피 브랜드의 본사와 가맹점간 비대칭 수익 구조도 양극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한다. 점포수를 빠르게 늘려가던 메가커피의 경우 2021년 매출 879억원에 영업이익 423억원을 올리며 영업이익률이 48%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18%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가맹점 수익성과는 격차가 큰 상황이다. 메가커피는 광고 모델로 손흥민을 고용한 뒤 광고비 일부를 점주들에게 부담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창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저가 커피 시장에 베이비부머 등 개인 창업자가 더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10만개를 넘었고,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커피 전문점은 편의점, 치킨 등과 비교해 소자본, 소규모 창업이 가능하다"며 "결국, 커피 전문점 업계의 경쟁 심화로 기존 업체의 몰락과 새로운 기업의 등장 등 생존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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