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열려
내수 부진, 1%대 물가에 인하 가능성↑
‘최대 걸림돌’ 가계부채도 지난달 주춤
“대출 규제 효과 확인 후 피벗” 전망도
6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이후 지난해 2월부터 13회 연속 금리를 3.50%로 묶은 금통위가 이번에는 0.25%p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이 금리인하의 최대 재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아직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내수 회복 등을 고려할때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고용시장 등을 보면 내수 경기가 만만치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연초 3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7월(17만2000명), 8월(12만3000명)에 10만명대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2%)에 안착하고,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작된 점도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이 상당 기간에 걸쳐 주지한 바 있는 물가 여건이 안정권에 진입했다”며 “그간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대내외 금리 격차 부담 역시 연준의 인하 개시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피벗 최대의 걸림돌로 꼽힌 가계부채도 주춤한 상태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월부터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가 시작되고, 은행들도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며 “8월 대비 9월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완만해졌다”고 짚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5조6029억원)은 8월(9조6259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금통위 위원들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달 25일 "한은은 최대한 균형된 시각으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조절하는데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 상승세) 모멘텀의 확실한 변화를 보고 갈 정도로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성환 위원의 발언을 볼때 금통위가 데이터가 내려올 때까지 확인하는 여유를 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수 부양 차원에서의 금리인하는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에 10월에 한 차례 인하하고, 그 효과를 지켜보는 것이 금통위의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7~8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을 강화하며 피벗 포석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했지만 향후 3개월 안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며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한다는 문구에서 ‘충분히’를 삭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다만, 금통위가 신중론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의 피벗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다시 부채질할 수 있는 만큼 데이터를 더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6~8월 수준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금리인하 명분이 부족하다”며 “10월보다는 11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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