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자생력에 답이있다]'떼창'하다 허리 나갈수도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7 05:00

수정 2024.10.07 05:00

장기간 서서 공연 참석, 허리 건강 주의보
'떼창'하다 복압 상승, 허리에 무리줄 수도
좌석 없는 곳에선 '등받이 의자' 챙겨가야
[파이낸셜뉴스] #오 대리(32)는 가을철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콘서트와 뮤직 페스티벌을 찾아다니는 ‘공연광’이다. 오 대리와 눈이 마주친 한 밴드의 보컬 가수가 그에게 “또 오셨네요”라며 인사를 건넬 정도다. 최근에는 서울숲에서 열린 페스티벌의 스탠딩석 티켓을 예매해 몸을 흔들고 관람객들의 ‘떼창’을 따라 불렀다. 그러나 공연이 클라이막스로 치솟던 순간,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공연 스태프의 부축을 받으며 인파에서 빠져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그는 의사로부터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진단과 함께 “당분간 오래 서 있는 공연은 다니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자생력에 답이있다]'떼창'하다 허리 나갈수도

가을은 축제의 계절로 불릴 만큼 다양한 야외 문화 행사가 열린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9월 중순부터 11월까지 예정된 축제가 수백 여 개에 달할 정도다.
여러 가수들이 출연하는 뮤직 페스티벌을 비롯해 대학·불꽃·지역·단풍축제 등이 진행되거나 계획 중에 있다.

그러나 장시간 일어서서 관람하는 페스티벌 공연에 참석할 경우 허리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옆 사람과 충돌할 위험성이 있고 크게 노래를 따라 부르다 순간적으로 복압이 상승,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공연 후에도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허리디스크 손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허리디스크 증상은 일반적인 근육 긴장에 의한 허리통증 증상과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밖으로 돌출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과 더불어 엉덩이와 다리 등 하체 저림 증상까지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통합한 한의통합치료로 허리디스크를 호전시킨다. 특히 한약재 유효 성분을 직접 주입하는 약침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가 물리 치료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증 만성 요통 환자 100명을 약침치료군과 물리치료군으로 각각 50명씩 무작위 배정해 치료 경과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6주차 약침치료군의 평균 요통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중증(6.42)에서 치료 후 경증(2.80)으로 격차가 3.60 이상 크게 호전됐다. 반면, 물리치료군의 NRS 감소폭은 1.96에 그쳤다. 시각통증척도(VAS; 0~100점)도 약침치료군의 개선폭이 39.3점, 물리치료군은 20.8점으로 약침이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장시간 공연 관람 시 근골격계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반 좌석에 앉기를 권한다. 비교적 먼 자리에서 관람하더라도 잠시나마 등을 기대면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좌석이 없는 야외 페스티벌의 경우 접이식 등받이 의자를 챙겨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축제 시즌을 맞아 스트레스를 풀며 한껏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은 어떨까.

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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