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중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증국증시가 경기 부양책 기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점 우려와 정책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면서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앞서는 분위기이다. 특히, 서학개미들은 중국 증시 인버스 상품을 주워담고 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최근 2주간(9월23일~10월4일) 미국에 상장된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X ETF'를 3811만3062달러(약 514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및 상품 중 3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 상품은 기초지수인 'FTSE 차이나 50 지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이다. 중국 증시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보는 구조다. FTSE 차이나 50 지수는 중국을 대표하는 5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구성 종목 상당수가 홍콩H지수(HSCEI)와 유사하다. 현재 FTSE 차이나 50 지수 주요 구성 종목은 텐센트 홀딩스, 알리바바, 중국건설은행, 메이투안디앤핑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종목 주가는 최근 2주간 최대 30% 넘게 뛰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조만간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3일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불과 5거래일 만에 21.3% 급등했다. 이후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맞으면서 8일 거래 재개를 앞두고 있다. 중국 증시 휴장 기간에 홍콩 증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항셍지수와 H지수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25% 넘게 급등했다. 다만 양 지수는 13거래일 만인 지난 3일 하락 마감하는 등 이달 들어 상승 폭이 주춤한 모습이다.
중국 증시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을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이달 들어서는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본토 주식시장은 일중 일중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6개월 주식시장 밴드 전망은 상해지수 2700~3350p, 홍콩H지수는 5500~7500p 범위 안팎"이라고 말했다.
현 중국 증시는 지난해 5월 리오프닝 랠리 당시 고점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환율이나 금리 등 유동성 지표들은 당시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위안화 강세 폭이나 장기물 금리 상승 폭은 최근 중국 증시 상승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증시 추가 반등에서 더 나아가 경기 회복을 위해선 통화 공급이 늘어나고, 신용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추가적으로 나올 부양 정책에 따라 중국 증시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이달 열리는 중국 전인대 상임위에서 결정될 재정정책의 강도와 연속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내수와 지방 재정을 감안할 때 올해 부족분을 채우고 내년 지출 기대를 당겨올 수 있는 규모는 최소 2조위안"이라며 "이달 재정 적자 편성과 채권시장 약세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증시 장기 반전 기대는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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