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 "미래 먹거리 전장용 MLCC 선점" 광폭 행보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7 18:03

수정 2024.10.07 18:03

삼성전기 필리핀 사업장 찾아
현지 경영진들과 미래전략 논의
지난 6월 수원사업장 방문 4개월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자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 거점을 방문,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많게는 스마트폰의 20배가 넘는 부품이 탑재되는 전기차 전장용 MLCC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이 회장은 2020년과 2022년에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 등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이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 사업을 점검, 전장 사업 강화에 힘을 실었다. 이날 이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봤다. 그는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한 뒤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회로에 들어오는 전류가 일정하지 않으면 전자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고장이 날 수 있다.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MLCC 시장이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모바일, IT제품을 넘어 서버와 전장, 우주,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응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MLCC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과 2022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았다.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만의 중국 방문 일정에서도 2021년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기 톈진 MLCC 생산 법인을 찾았다. 지난 6월에는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다시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는 등 MLCC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기는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과 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모바일, IT제품에서 넘어서 전기차·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 달성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폰에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는 것에 비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2만개가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아 미래 부품업계 승부처로 부상했다.

삼성전기는 삼성 전장 산업의 핵심 관계사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2016년 '디지털콕핏'(디지털 계기판)과 카 오디오 분야 세계 시장 1위 기업인 하만을 인수·합병했다.

이 회장은 올 한 해 숨 가쁜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설 연휴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 점검을 시작으로 △자이스 미팅(독일·4월) △메타·아마존·퀄컴·버라이즌 미팅(미국·6월) △인도 주재원 간담회(인도·7월) △마크롱 대통령 오찬(프랑스·7월)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 참석(프랑스·9월) △브론키 가전 공장 점검(폴란드·9월) 등 글로벌 현장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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