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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가 존망 달린 첨단산업 보조금 직접 지원 검토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07 18:12

수정 2024.10.07 18:54

미중일과 다른 세액공제 효과 적어
직접환급제 등 인센티브 강화해야
안덕근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안덕근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미래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공격적인 보조금 지급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은 반도체와 이차전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강화하는 반면 한국의 지원 수준은 극도로 미흡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반도체 수출통제 개정 조치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 이어 자국 기업인 인텔에 85억달러 보조금 투입 계획도 밝혔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굴기 달성을 위한 보조금 쏟아붓기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중국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자국 기업 SMIC에 2억7000만달러의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반도체 산업 부흥을 외치는 일본 정부도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 설립에 63억달러의 보조금을 투입한 데 이어 추가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에 이어 이차전지에 대한 각국의 보조금 지원도 봇물 터지듯 느는 추세다. 이차전지 대표기업이 없는 미국은 부품의 최소 50% 이상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조립된 경우 등에만 보조금을 지급, 자국의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시장을 주도할 태세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CATL에 2011년 설립 당시부터 보조금을 지급해 글로벌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일본도 도요타에 8억5000만달러 규모의 이차전지 연구개발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한국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에 손을 놓은 건 아니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문제는 지원방식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가령 정부가 주로 지원하는 세액공제 방식은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는 인센티브 효과가 떨어진다. 세액공제는 시설투자에 나선 기업이 매출 발생과 경상이익 흑자를 내면서 세금을 납부할 수 있을 때 공제가 가능하다.

그런데 첨단산업은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더라도 초기 몇 년간은 매출이 아예 안 나오기도 한다. 이익은 당연히 적자를 기록하다가 상당한 시간이 지나 흑자전환되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적기에 세액공제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먼 미래의 정부 혜택을 기다리며 초기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는 초반에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하는 기업이 승기를 잡는 시장이다. 이에 주요 국가가 직접 나서서 첨단산업 주도권을 잡고자 과감한 보조금 정책을 쓴다. 첨단산업을 영위하는 대표기업 육성과 국가 경쟁력이 직결되는 시대다. 우리 정부도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우선 미국이 시행 중인 직접 환급제도의 도입 여부를 고민해 보기 바란다. 직접 환급제도란 기업이 납부할 세금보다 공제액이 더 크거나 납부할 세금 자체가 없는 경우 그 차액 또는 공제액 전체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이 제도가 기업의 사적 이익을 챙겨주는 문제를 낳는다면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을 찾으면 될 것이다.

첨단산업 지원에 소관부처들이 얽혀 있어 정책 집행이 늦어지거나 시너지 효과가 분산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조직재편도 필요하다.
첨단산업 육성을 도모하면서 국가안보도 챙기는 경제안보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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