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이어 리모델링에 첫 투입
서울시가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 중지 위기에 놓인 용산구 이촌동 내 첫 리모델링 단지인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이촌 르엘)' 현장에 중재를 위한 '코디네이터'를 파견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만 파견했던 코디네이터를 리모델링 사업장인 이촌 현대아파트에 처음 투입했다. 코디네이터는 건축·도시계획·도시행정·도시정비 등 정비사업 관련 분야의 전문가나 변호사 등으로,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을 조정·조율한다.
현재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현장에는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공사기간 조정과 공사비 증액 등을 놓고 조합과 갈등을 빚으면서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공사 중단을 예고한 것이다.
조합은 롯데건설의 연대보증을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해 왔다. 대출 약정에 따라 내달 21일까지 일반분양에 나서야 하지만 조합이 현장 토지를 완전히 확보하지 못해 분양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조합 측은 롯데건설에 지급보증을 통한 PF 차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롯데건설은 사업성 판단이 어려운데 3000억원에 달하는 지급보증에 나설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도급공사비와 입주예정일 확정을 위한 협의를 요청하며 기한이익상실 시 공사 중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촌동 현대아파트는 지난 2021년 4월 롯데건설과 공사계약을 하고 2022년 8월 착공했다. 이달 초까지 기초공사(공정률 10.5%)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서울시는 현재 주택법상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 조합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은 없지만 시공사와 조합의 갈등이 심화되자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기준 개선용역'을 통해 리모델링 사업의 개선된 관리체계를 마련, 정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그동안 정비사업의 공사비 갈등 해소를 위한 서울시의 노력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첨예했던 갈등이 봉합되고 사업이 정상화되는 등 성과가 나타났다"며 "리모델링 사업도 조합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선 시의 갈등관리 노하우를 활용하여 조기에 갈등을 봉합하고,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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