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약 48년간 수감 생활을 한 사형수가 58년 만에 살인 혐의를 완전히 벗었다.
8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1966년 발생한 일가족 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하카마다 이와오씨(88)가 재심 재판에서 최근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전직 프로복서인 하카마다씨는 1966년 자신이 일하던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된장 공장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나, 한국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는 1980년 사형을 확정했다.
이후 두 차례 재심 청구 끝에 시즈오카지방재판소는 2014년 증거 조작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심에서도 사건 발생 시점에서 약 1년 2개월이 지난 뒤 범행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의류 5점에 대한 판단이 최대 쟁점이 됐다.
재심 재판부는 이들 의류가 범행 증거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심할 만하다"면서도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하카마다씨는 2014년 석방됐으며, 2010년 기준으로 그는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수감된 사형수'로 등재됐다.
시즈오카지방재판소는 지난달 26일 검찰이 작성한 하카마다씨 자백 조서와 증거로 제시한 의류 5점 등이 날조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법원으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우네모토 나오미 일본 검찰총장은 8일 담화를 통해 하카마다씨가 재심 재판에서 최근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형수가 재심을 거쳐 무죄가 확정된 것은 5번째로 이전 사례 4건도 검찰은 모두 항소하지 않았다.
우네모토 총장은 "결과적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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