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1층 로비에서 지하1층으로 축소 이전 운영
조문객 줄어들고, 오랜 시간 관리 어려움 등에 이전 결정
"이태원 참사와 다르게 하겠다" 김동연 다짐도 무색
희생자 23명 중 4명 장례절차 남아, 유가족 협상도 지지부진
조문객 줄어들고, 오랜 시간 관리 어려움 등에 이전 결정
"이태원 참사와 다르게 하겠다" 김동연 다짐도 무색
희생자 23명 중 4명 장례절차 남아, 유가족 협상도 지지부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경기도는 확실히 다르게 해 보이겠다"며 이례적으로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긴급생계지원금까지 지급하며 대처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쓸쓸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몇 안되는 조문객을 맞고 있는 셈이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9월 30일부터 1층 로비에서 운영하던 화성 공장 화재 합동분향소를 지하 1층으로 축소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분향소 축소 이전 이유에 대해서는 장기화 된 운영으로 인한 관리의 어려움 등을 들었다.
사고가 발생한 이틀 후인 지난 6월 26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분향소는 수백송이의 국화꽃이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했고, 조문객들도 잇따랐다.
김동연 지사 역시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들려 조문을 하며 사회적 참사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지하1층으로 축소 이전된 분향소에는 조화로 교체된 국화꽃이 초라하게 장식돼 있었으며,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긴지도 오래돼 보였다.
방명록에는 이름이 쓰여 있었지만, 조문객 수를 집계하지 않는 탓에 이들이 언제 다녀갔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처음 분향소가 위치해 있는 1층 로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예전의 모습으로 복원 돼 있었고, 분향소 이전을 알리는 표지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리셀 공장 화재 분향소 축소 이전이 더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가 쏟아온 그동안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7월 3일 기자회견까지 열고, 아리셀 공장화재 사고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최대 550만원의 긴급생계비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례적인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또 사고의 전 과정에 걸쳐서 부족했던 점과 미흡했던 점을 전부 찾아내 백서로 만들고, 앞으로의 재난 예방과 대처의 교본으로 삼겠다는 계획 포함됐다.
사회적 참사에 대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긴급생계안정 지원을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중앙정부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경기도의 대처 방식에 "이태원 참사 때와 다르다"는 관심이 집중됐다.
김 지사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이태원 참사를 떠올렸다.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서 있는 그대로 사실과 정보, 경기도 대응 상황을 투명하게 국민에게 적극 알리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경기도는 이번에 확실히 다르게 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 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향소를 지하1층으로 이전한 것에 대해 김동연 지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용두사미(龍頭蛇尾)' 대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가 잊혀지고 있는 것을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경기도청과 화성시청에 설치돼 운영되는 분향소의 종료 시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현재 23명의 희생자 가운데 아직도 4명의 희생자가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희생자들의 장례절차가 모두 마무리 되어야만 분향소 운영도 종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남아 있는 유가족들은 지지부진한 협상에 매일 힘겨워 싸움을 이어가며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100일을 지내고 있다.
이 과저에서 참사 초기 적극적인 대처로 관심을 모았던 김동연 지사의 노력과 강한 의자가 더디게 진행되는 유족들과 아리셀측의 협상 과정에 또 한번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화성 공장 화재 참사는 유가족들의 협상 지연 등으로 마무리 되지 못하고 있다"며 "장례절차가 종료되면 백서 작성과 같은 기존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 또 다른 사회적 참사 예방을 위해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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