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세에 세력 약화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휴전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가 4%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면서 더 이상 추가 하락은 없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처음으로 가자 휴전을 조건으로 내걸지 않고 레바논 전쟁 휴전협상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헤즈볼라 부사무총장 나임 카셈은 "우리는 (나비) 베리(레바논 의회 의장)가 주도하는 휴전 달성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전이 일단 확고하게 자리 잡고, 외교로 이를 협정화하면 그때 가서 모든 다른 세부조건들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하면서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이튿날인 8일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을 시작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공방을 주고받기 시작한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협상이 성사되기 전까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 공습으로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뒤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이스라엘이 지상군까지 투입하자 이런 조건을 내던졌다.
헤즈볼라의 조건 없는 휴전 시사에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77.1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75달러(-4.63%) 하락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한달여 만에 배럴당 80달러 선 위로 올라간 지 하루 만에 다시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3.5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57달러(-4.63%) 떨어졌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입장을 전환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데다 이스라엘도 외교적 해법에는 관심이 없어 당장 휴전협상이 진전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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