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엔티안(라오스)=김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예고했던 양자관계를 최상위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에 합의했다. 관계 격상을 담은 공동성명에는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가 포함돼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모양새가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은 협력을 한층 도약시키기 위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최고단계 파트너십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함께 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아세안은 과거 1989년 관계를 수립한 이래 교역 23배, 투자 80배, 인적교류 37배나 늘면서 협력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양자관계 수립 35년 만에 최상위 관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에 이른 것이다.
양측은 관계 격상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먼저 정치·안보 분야에선 내달 한-아세안 첫 국방장관 대면 회의를 열고 사이버안보를 포함한 안보 협력 수준을 높인다. 사회·문화 분야로는 내년에 이공계 첨단분야 장학생 사업을 발족하고, 향후 5년 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명을 위한 연수사업을 추진한다.
경제 분야로는 한-아세안 싱크탠크 다이얼로그를 출범키로 했고, 기존에 △2020년부터 진행 중인 스마트시티 구축을 지원하는 ‘K-시티 네트워크 사업’ △2028년까지 3000만달러가 투입되는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2026년까지 1900만달러를 들이는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 등을 지속키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남중국해 관련으로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고 선언했다.
남중국해는 중국의 군사활동으로 인해 갈등이 끊이지 않는 화약고이다. 이에 중국을 견제하는 의도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앞서 필리핀 국빈방문 과정에서도 남중국해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를 위해 연합훈련 참여 확대를 비롯한 안보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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