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모니터와 TV 등 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ID)와 PC 등 전자기기(IT), 전기차와 로봇 등 신사업을 한곳에 모아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일회성 매출 위주인 B2C에서 장기 고객인 기업으로 타겟을 옮기겠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메디컬 모니터, 항공 디스플레이, 호텔 TV 등이 주요 승부처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10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구상을 소개하며 "'203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항공 모니터·호텔TV에서 승부"
장 본부장은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의료용 모니터를 비롯한 의료기기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령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의 경우, 별도의 필름 없이 촬영한 결과를 PC 모니터로 선명하고 정확하게 보여준다. 장 부사장은 "우리는 병원에서 일반 모니터로 화면을 보고 있다"며 "미국은 모니터도 식품의약국(FDA)의 규제를 받는다. 우리 모니터는 FDA 승인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호텔 TV 시장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백기문 ID사업부장(전무)은 "호텔TV는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메리어트 등 글로벌 호텔 점유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전기차 충전기는 내년 글로벌 시장 본격 확대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관계 구축 및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텍사스에 충전기 생산 거점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 6월 북미 1위 전기차 충전 사업자인 차지포인트와 손을 잡았다. 장 부사장은 “현재 전기차 시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 상태지만, 나쁜 상황은 아니다”며 “충전 제품군을 얼마나 더 빨리 늘리느냐, 한국·북미 중심의 사업을 얼마큼 넓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신사업은 인수합병(M&A)으로 이어간다. 장 부사장은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개발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일부 투자하기도 했다"며 "M&A를 한다면 신사업 쪽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 LCD 가격 인상 등은 걸림돌
다만 수익 확보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BS부문은 지난 2·4분기 5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이번 3·4분기 6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장 부사장은 "중국 경쟁 업체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을 매각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장악력이 강화되고, 세트업체들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CD 가격 공급망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 장 부사장은 “사업이 이관되더라도 (LG디스플레이와) 기존에 계약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유지를 히려고 한다"며 “중국 업체들이 가격에 따라 가동률 조정을 하고 있어 우려는 있지만, 대만 업체도 LCD를 하고 있고 공급망 다변화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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