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서울시교육감 사전투표
보수 조전혁·진보 정근식 맞붙어
전 교육감·교육관 두고 입장 갈려
조 "한명 불법으로 560억 허공에
꾸준한 진단평가로 맞춤교육 할것"
정 "시대의 아픔 같이하려던 의지
일률평가 아닌 수행평가 확대해야"
보수 조전혁·진보 정근식 맞붙어
전 교육감·교육관 두고 입장 갈려
조 "한명 불법으로 560억 허공에
꾸준한 진단평가로 맞춤교육 할것"
정 "시대의 아픔 같이하려던 의지
일률평가 아닌 수행평가 확대해야"
조전혁 후보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이끌었던 10년간의 서울 교육을 '어둠의 시기'라고 평했다. 특히 조 전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가 실패로 판명됐다는 게 조 후보의 주장이다. 반면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교사들의 창의적인 수업을 하기 위해 혁신학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와 정 후보는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각각 정견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이 채용비리로 물러나면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막대한 비용을 쓰게 됐다며 진보 진영 전반을 비판했다.
조 후보는 "한 사람의 불법행위로 우리 아이들의 머릿속을 채울 소중한 시민의 세금 560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며 "조 전 교육감의 서울교육 10년은 한마디로 어둠의 시기였다. 서울 학생들의 학력이 바닥을 치고 있고, 교권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진보 진영의 단일후보라는 분은 조 전 교육감의 비리범죄를 옹호하고 그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며 그의 아바타를 자처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우리는 소위 진보좌파의 실패한 교육정책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또다시 10년 더한 고통의 시기를 보낼 건가"라고 되물었다.
정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의 채용비리에 대해 법적 하자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정의상 옳은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조 전 교육감에 대해 무조건 감싸려는게 아니다. 법적 절차가 잘못됐다는 건 충분히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원래의 의지가 시대 아픔을 같이하려 했던 것. 해직 교사의 복직 문제는 시대적 과제였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조 전 교육감의 주요 정책이었던 혁신 학교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조 후보는 혁신학교 관련 예산을 다른 곳에 썼더라면 서울 교육이 보다 나아졌을 것이라고 말하며 "교육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들 중 어느 하나 개선된 것이 없다"고 진보 교육을 꼬집었다.
하지만 정 후보는 "지금 학교 현장은 규제 때문에 선생님들이 창의적인 수업을 할 수 없다"며 "교사가 주도적인 권한을 갖고 학생들이 요구하는 권한을 받아들여서 교육하자는 것이 혁신 학교의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 학교 때문에 학력이 떨어졌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우리 사회는 교육 현장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초등학생의 학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진단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는 "교육청 산하에 '학교평가청'을 신설해 학교의 교육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평가해 교육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다"며 "진단평가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이 어느 수준인지를 제대로 파악해야지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단평가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면 어떤 학교가 아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파악하면 좋은 정책 자료가 될 것. 아이들 맞춤형 교육을 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부연했다.
반면 정 후보는 학생을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며 수행평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평가가 필요없다는게 아니라 일률적으로 평가해서 줄 세우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학생들을 진단할 때 지필고사보다는 수행평가 방식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수행평가는 과정을 평가하고 지필평가는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수행평가 방식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본다. 선진국을 봐도 평가는 대부분 수행평가"라고 예시를 들었다.
정 후보는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교육 양극화 지수를 개발해 지역과 계층에 따른 교육격차를 정량 지표로 파악,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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