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파트값 오름폭이 둔화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11일 아실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날 기준 1개월 전보다 아파트 매매 매물이 줄어든 곳은 강원과 전북 2곳 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지역은 매물이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인천으로 조사됐다. 아실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 물건이 3만4738건에서 3만6384건으로 4.7% 증가했다.
그 뒤를 이어 경기가 이 기간 15만920건에서 15만5867건으로 3.2% 증가했다. 세종(증가율 3.0%), 광주(2.9%), 충북(2.8%) 등도 매물이 많이 늘어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아파트 매물이 한달 전 8만1625건에서 10일에는 8만3891건으로 2.7% 증가했다. 아파트 거래가 피크를 찍었던 지난 8월에는 8만건을 넘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오름폭은 둔화 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상승해 2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전주와 동일했다. 앞서 지난 9월 둘째 주 정점을 찍은 뒤 9월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은 “가격상승세 둔화로 매수 관망심리가 견고해지면서 매물이 증가하고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매물 증가만으로 아파트값 하락을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물이 나오더라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게 내놓으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시세 보다 싸게 내놓는 급매물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시장에는 호재지만 반대로 정부가 대출을 갈수록 옥죄고 있어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 랩장은 "대출 규제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양상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금리 인하보다 대출 규제의 약발이 더 크게 먹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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