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복현 "가계부채 위험 지속시 감독수단 추가 동원할 것"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1 15:13

수정 2024.10.11 15:26

금리인하 편승해 부실PF 정리 지연 안돼
금리인하 효과 체감 위해 예대금리차 면밀히 모니터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것과 관련해 "금리 인하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라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 결정 이후인 오전 11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이고, 시장의 자금수요 확대 등을 고려하면 향후 시장금리 방향성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 인하에 따라 예상되는 부문별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세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리 인하에 편승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경공매 등 부실사업장 정리를 적극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정상 및 재구조화 사업장에 대해서는 "신디케이트론, 금투업권 펀드 등을 통해 자금이 원활히 공급돼 주택공급 효과가 나타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경공매 대상 12조원 중 1조5000억원 규모에 대해 정리가 완료됐다. 6조7000억원은 경공매 절차가 진행 중이고 3조8000억원에 대해서도 진행 예정이다.

중소 금융사의 연체율 상승세에 대한 집중 점검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금리인하에도 내수 회복까지는 시차가 존재해 중소 금융사의 연체율 상승세는 지속될 수 있으므로 연체율 관리계획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신속한 정리를 유도하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채권은행의 꼼꼼한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상시적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산업에 대해서는 금리인하가 재무건전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금리 시나리오별 종합영향 평가를 실시해 섬세하게 제도를 운영하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영세·취약 차주가 이자 상환부담 경감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의 여신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 낮췄다.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자 4년 5개월 만의 첫 금리인하다.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도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기·성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높은 금리와 물가에 억눌린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인하 결정으로 한·미 금리 격차(한국 3.25%·미국 4.75∼5.00%)는 다시 1.75%p로 벌어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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