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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둘러싼 혼란…영풍정밀·고려아연 주가 향방은[종목현미경]

뉴스1

입력 2024.10.12 09:06

수정 2024.10.12 09:06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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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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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경영권 분쟁으로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영풍정밀(036560)과 고려아연(010130)이 공개매수가 상향에도 지난 한 주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공개매수 물량·사법리스크 등 여러 불안 요소 탓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정밀은 공개매수가 상승 기대감에 지난 8일 장중 3만 67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전주 대비 2650원(8.32%) 하락한 2만 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들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키'로 여겨진다. 한 쪽이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상대방으로부터 지분 1.85%를 뺏어오는 격이 돼, 고려아연 지분 3.7%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에 응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영풍(000670)은 오는 14일까지 3만 원에 영풍정밀의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MBK 측 매수예정수량은 발행주식 총수의 43.43%에 달하는 684만 801주다. 이들은 공개매수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지난 11일 개장 전 공개매수가를 3만 5000원으로 상향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문제는 최 회장 측이 매수예정수량은 기존 393만 7500주(발행주식 전체의 25%)를 고수했다는 점이다.

반기보고서 기준 영풍정밀의 소액주주 주식 비율은 36.47%에 달한다. 매수가는 최 회장 측이 높지만, 매수예정수량이 적어 전량 매도가 안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보유주식이 경영권 분쟁 전 주가(9월 12일 종가 기준 9370원)로 돌아갈 리스크가 있다.

공개매수가 인상에도 '25%' 물량에 실망매물…영풍정밀 3만원 아래서 마감

오는 14일까지인 MBK 측 공개매수 기간도 영풍정밀의 이날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국내 증시에서 주식은 거래일로부터 2거래일 뒤에 증권과 대금이 정산되는 구조다. 금요일인 지난 11일 매수한 주식은 주말을 포함해 오는 15일에 계좌에 들어오게 된다.

MBK 측의 매수예정수량은 유통물량의 대부분이지만, 오는 14일이 마감인 탓에 지난 10일까지 매수한 주식까지만 청약할 수 있는 셈이다.

신규 매수자의 진입이 제한된 가운데, 최 회장 측 공개매수물량에 실망한 매물이 출하되며 11일 하루 동안 영풍정밀의 주가는 6.56% 급락하며 공개매수가 아래인 3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이 도 많은 돈을 쓰고도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자들이 전량을 매수하고 먼저 마감되는 MBK 측 공개매수에 먼저 응한 뒤,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추가로 참여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최윤범 '특단의 조치'…결국 공개매수 가격·물량 모두 올리며 불안요소 해소

이에 최 회장 측은 지난 11일 장 마감 후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최 회장 측의 약점으로 꼽힌 공개매수 물량을 발행주식 전체의 25.0%에서 35.0%로 늘렸다.

공개매수 필요자금이 1381억 원에서 1933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최 회장 측은 하나증권에서 300억 원을 추가 대출받고, '백기사'로 참전한 TKG태광의 차입금 200억 원도 전액 공개매수에 사용하기로 했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에 대해서도 이날 공개매수가를 83만 원에서 89만 원으로 높이고, 최대 수량도 기존 15.5%에서 17.5%로 늘렸다. 협력관계인 베인캐피탈의 매수수량(2.5%)을 합치면 최대 매수예정 수량은 20%로 유통 주식 거의 대부분이 매수 대상이 된 셈이다.

고려아연 측은 공시 후 입장문을 통해 "사실상 유통되는 고려아연 주식 물량 전부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확대함으로써 주주를 보호하고 자본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고려아연 이사회와 경영진의 고심이 담긴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간 최 회장 측과 공개매수가 경쟁을 하던 MBK·영풍 측은 돌연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가격경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주장 중이다.

이어 "대규모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하던 소송 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수량과 가격에서 고려아연 측이 우위를 점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요소도 상당히 해소되는 모습"이라며 "MBK 측의 공개매수 중지 2차 가처분 신청 결과 등 사법리스크도 남아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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