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은 11일 오후 무너진 베이루트 아파트 건물 잔해에서 미국산 합동직격탄(JDAM) 잔해 일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JDAM은 미국 보잉사가 제조한 유도 장비로, 최대 2000파운드(약 900㎏)급 폭탄에 장착해 위성항법장치(GPS) 유도 폭탄으로 변환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일 이 무기를 사용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인사 와픽 사파를 노려 공습을 실시했고, 그 결과 아파트가 무너져 22명이 숨지고 117명이 부상했다. 사파는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이 무기 잔해의 정체를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무기 전문가와 전직 미군 폭탄 기술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HRW의 무기 전문가인 리처드 위어는 파편의 사진을 본 뒤 "볼트의 모양과 위치, 잔해의 모양을 봤을 때 Mk80 시리즈 공중 투하 포탄의 유도 키트인 미국산 JDAM의 꼬리 날개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위어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이 같은 무기를 사용하면 인근 지역의 민간인이 심각한 위험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중심부 공격에 미국산 폭탄을 사용한 건 2006년 이후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미국산 무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을 공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특히 JDAM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많이 요청한 군수품 중 하나였다.
가디언은 지난 3월 레바논 남부에서 의료 종사자 7명을 숨지게 한 공습 당시에도 JDAM이 사용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이스라엘에 179억 달러(약 24조2000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공격에 미국산 무기를 활용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10여개 인권 단체로부터 이스라엘로 무기 이전을 중단하라는 촉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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