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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와 연돈볼카츠 그리고 더본코리아 상장 [이환주의 생생유통]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2 11:29

수정 2024.10.12 16:19

[파이낸셜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간담회에서 손을 들고 있다. 뉴시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간담회에서 손을 들고 있다. 뉴시스

'흑백요리사'의 흥행으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다시 한번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미쉐린 3스타 셰프 안성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전문성, 거대한 외식 그룹을 성공시킨 사업수완, 거기다 남이 남긴 음식도 서스럼 없이 집어먹는 수수한 모습까지 흑백요리사 속 백종원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흑백요리사 흥행으로 잠잠해 졌지만 아직도 '연돈볼카츠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2022년 2월 가맹사업을 시작한 연돈볼카츠 가맹점수는 한때 83개에 달했으나 2년이 지난 현재 60% 이상이 폐점, 34개(상반기 기준)가 운영 중이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 본사가 계약 당시 매출을 허위·과장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공정위는 더본코리아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 조사 결과가 빠르면 6개월, 길게는 2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지난 6월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맹점주 "본사가 매출 과장..알았다면 시작 안 했을 것"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약 30여개의 연돈볼카츠 매장이 운영 중이다. 이중 고속도로 휴게소 등 특수매장을 제외하면 21개 점포가 있고, 이중 8개 점포가 협의회를 구성 더본코리아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일부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본사와의 갈등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협의회 소속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 본사를 △허위·과장 정보 제공 △기만적인 정보제공 △(본사 친화적인)어용단체 설립 등의 이유로 공정위에 고발했다. 고발의 핵심은 본사의 허위·과장 정보 제공이다.

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가맹점 가입 후 실제 매출액과 수익률은 낮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윤기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신제품인 '뚜껑 열린 치킨' 출시 전 기준 월매출이 1000만원, 영업이익률은 6% 수준이었다"며 "다만 현재는 한 달에 8~9일 정도 문을 닫고 있는 상황으로 다른 매장들은 7~8%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주들은 더본 코리아 본사 영업사원이 하루 최고 매출을 330~430만원 수준으로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본사가 상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연돈볼카츠의 연평균 매출액은 2022년 2억5900만원에서 지난해 1억5600만원(월평균 13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더본 코리아 측은 서류 형태로 월매출 1700만원의 매출산정서를 가맹점에 제공하고, 본사의 일방적인 가격인상 거절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편 백종원 대표는 연돈볼카츠 매장 살리기의 일환으로 '뚜껑열린치킨'의 론칭을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보했다. 그 결과 연돈볼카츠 지난 8월 가맹점 평균 매출은 전달대비 124% 늘었다. 뚜열치 흥행이 아픈 점주들의 마음을 달래 줄 수 있을까? 더본 코리아에 9월 매출 결과도 물어봤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만 연돈볼카츠 21개 점포 중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8개 점포를 제외하면 뚜열치 효과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mbC '질문들'에 출연한 백종원(왼쪽) 대표와 손석희. MBC TV 캡처, 뉴시스
mbC '질문들'에 출연한 백종원(왼쪽) 대표와 손석희. MBC TV 캡처, 뉴시스

나쁜 본사? 약한 점주 프레임 논란도 지속

연돈볼카츠 사태에 국회도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이강일 의원실 등은 지난달 24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간담회를 진행했다.

전국가맹점주 협의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브랜드 가맹점 연평균 실질 매출액은 2010년 8억7593만원에서 2023년 3억8689만원으로 56% 감소했다. 반면, 가맹본부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430억226만원에서 3003억8008만원으로 7배가량 늘었다. 점주들은 매출이 반토막 났는데 본사 매출은 7배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점포당 매출이 줄어든 것은 초기에는 대형점포 위주로 열다 최근 들어 빽다방 등 소형점포 숫자가 늘어난 탓"이라며 "1평 당 매출은 2010년 1782만원에서 2350만원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더 본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매출 감소에 대해 백종원 대표는 1평당 매출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백종원 캡처
더 본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매출 감소에 대해 백종원 대표는 1평당 매출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백종원 캡처

본사의 매출 증가에 대해서는 2010년 247개이던 가맹점수가 2023년 2785개로 11배 점포수가 늘어나 매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 매출은 점주 주머니에서 나오는데 더본코리아는 2020년 10%에서 2023년 6.2%로 줄었다"며 "이는 타사와 비교해 절반 정도 되는 영업이익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본사가 납품 단가 등을 저렴하게 유지해 수익을 줄이고 가맹점과 상생 경영을 했다는 취지다.

하지만 더본코리아 점포당 평균 매출의 증가는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적 악화로 폐점한 점포를 제외한 탓이라는 반박도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를 제작한 김재환 감독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평당 매출이 늘었다는 것은 반에서 성적이 나쁜 학생이 퇴학당한 이후 반 평균이 오르게 되는 현상과 비슷하다"며 "중하위권 매장이 문을 닫으니 생존 매장의 평균 평당 매출이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프랜차이즈 업체인 교촌치킨의 폐업률은 2020년 0.1%, 2021년 0%, 2022년 0.1%대"라면서 "연돈볼카츠의 높은 폐업률은 점주들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 평균 매출은 2022년 2억5900만원에서 2023년 1억5600만원으로 줄었다. 유튜브 채널 45플러스 캡처
연돈볼카츠 가맹점 평균 매출은 2022년 2억5900만원에서 2023년 1억5600만원으로 줄었다. 유튜브 채널 45플러스 캡처

점주가 본사 협박? "사전에 계획됐던 일"

더본코리아측과 가맹점주협의회가 대립하던 당시 공개된 녹취 기록이 한 건 있다. 녹취 속에서 한 점주는 더 본코리아 본사 직원에게 "5000이든 6000이든 합의점이 있으면 끝낼 것이고, (중략) 1억 주면 조용히 있을 거고, 1억5000만원이면 내가 협의회 없앨게요"라고 말하는 내용이었다. 점주협의회가 더 본코리아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이를 대표하는 한 점주가 "돈을 주면 입을 닫고 사건을 무마하겠다"는 취지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정윤기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해당 발언을 한 점주는 현재 문래점을 운영하는 점주"라며 "실제로 (거래의 목적이 있었다기 보다는) 본사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일부러 했던 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래점 점주도 해당 대화 전과 후에 다른 점주들과 사전에 논의를 했었고 만약 돈을 줬더라도 본사를 공정거래위에 신고를 하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프랜차이즈 본사가 무책임하게 가맹점을 모집하고 일부로 폐업하는 '떳다방식 프랜차이즈', 혹은 무분별한 미투 프랜차이즈의 난립으로 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본 적이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 본코리아는 업계에서 프랜차이즈의 표준을 만든 회사를 대표한다"며 "이번 논란을 단순하게 대기업과 을인 가맹점주의 대립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이달 중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는다.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일반청약은 28일과 29일 양일간 진행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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