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내렸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이어진 통화 긴축 기조를 38개월 만에 마무리하고 완화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저축은행업계는 금리 인하로 침체였던 업권 분위기의 반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올해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로 대손충당금을 크게 쌓으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이 3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1년 전보다 적자폭이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상반기 신용등급 줄강등을 피하지 못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하향 조정 사례가 잇따르는 등 건전성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KB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내렸다. 향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예가람저축은행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계단 내려 잡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부실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PF의 위기를 덜어낼 수 있다는 평가다. 고금리 부담이 줄어들 뿐더러 시중 유동성 증가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점차 살아나면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에 속도가 붙어 PF 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 최종 손실 규모는 2조6000억~3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권의 부동산PF 관련 충당금과 준비금 적립 규모는 상반기 말 기준 2조2000억원 수준이다. 앞으로 최소 4000억, 최대 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충당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아 경·공매가 진행되더라도 수요가 많지 않았다"며 "이번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공급되면 속도감 있게 사업장들이 정리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조달 비용 감소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금리 인하는 수신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매금융 여건이 개선되면서 그간 비용 부담에 소극적이었던 저신용자 대출 영업 등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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