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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한달 美보잉… 직원 10% 줄인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3 18:52

수정 2024.10.13 18:52

오트버그 CEO "심각한 상황"
767·777 생산 중단에 실적 악화
차세대 주력기 777X 인도도 연기
미국 항공기 업체 보잉이 대대적인 인원 감축에 나섰다. 차세대 장거리 여객기 주력인 777X 첫 인도 시기 역시 연기했다.

손실 확대, 수 주일에 걸친 노조의 파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장 마감 직후 전체 인력의 10%인 약 1만7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오트버그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현재 보잉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면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는 어떻게 말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보잉은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월 사고로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당시 알래스카 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9 여객기가 이륙 직후 뒤쪽 비상문이 뜯겨 나가는 사고로 비상착륙했고, 보잉 항공기 안전성에 다시 의문이 제기됐다.

규제 당국이 품질 문제를 제기했고,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생산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 항공기 인도가 더뎌진 보잉은 결국 현금 흐름이 악화돼 재무 실적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지난달 파업이었다. 3만3000명 노조원들이 워싱턴주 보잉 공장에서 파업에 들어갔다.

임단협에서 나온 임금 협상안을 노조원들이 압도적인 표차이로 부결시켰고, 곧바로 파업이 시작되면서 보잉 767, 777 생산이 멈춰섰다. 매출은 더 타격을 받았고, 동체부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부품 공급사들은 물론이고 고객사들도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보잉 항공기가 주력인 저가항공사 스피릿은 항공기 부족으로 올해 연말 항공 극성수기를 앞두고 운항 스케줄을 축소했고, 실적 악화 속에 파산보호 신청 검토에 들어갔다.
보잉은 신용등급도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할 위험에 직면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주 보잉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면서 보잉이 파국을 막으려면 최소 100억달러 신규 자본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잉은 오는 23일 발표 예정인 3분기 실적에 지난달 파업 충격이 더해질 것이라면서 11일 실적 둔화를 예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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