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최대 기노쿠니야서점 가보니
노벨문학상 발표 다음날 특별매대
"일본어판은 오전에 이미 다 팔려"
시내 다른 서점에서도 품절 사태
노벨문학상 발표 다음날 특별매대
"일본어판은 오전에 이미 다 팔려"
시내 다른 서점에서도 품절 사태
문학코너인 서점 2층의 제법 널찍한 공간에 마련된 특별판매대에는 '축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 작가의 대표작들이 매대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위치했다. 노벨상 후보 작가의 작품들도 여러 권 전시됐고, 옆으로는 '노벨문학상은 어떤 상인가'라고 적힌 노벨상의 권위를 소개하는 안내판도 보였다.
매대를 자세히 살펴보니 한 작가의 책은 대부분 영어 번역본이었다. 서점 직원은 "이미 오전부터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들까지 책을 찾아 일본어판은 매진이 됐다"며 "현재 영어 번역본 몇 권 정도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한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는 홍보문구 뒤편에 남은 좁은 자리에 일본이 수년간 노벨문학상을 기대했던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책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러 의도한 배치일까' 생각하고 있을 때 한 노신사가 몇 분째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였다.
그는 "하루키의 오랜 팬으로 일본의 세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기대가 컸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면서도 "한 작가 작품은 '채식주의자' 정도만 들어보고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얼마나 좋은 책인지 읽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기노쿠니야 신주쿠 본점을 제외한 신주쿠, 시부야의 서점 5곳을 더 돌아봤지만 한 작가의 책을 볼 수는 없었다. 서점 직원들은 "오전에는 몇 권 정도 있었는데 다 팔렸다"고 했다. 일부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타 작가이고 찾는 사람도 많아졌으니 일본어판도 당연히 증쇄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어판을 발간한 하쿠스이샤는 즉시 증쇄를 결정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한 작가의 작품이 2016년 맨부커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채식주의자'가 일본어로 약 2만부 발간됐다. 이어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속속 발간됐다.
일본에선 이미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뿐 아니라 소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에서는 보통 10만부 이상 팔리면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약 29만부가 출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K-BOOK진흥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작품 수는 2016년과 비교해 약 4배로 증가했다.
아사히신문은 "인간에 대해 지속해서 질문을 던져온 한강 작품이 앞으로도 공감을 얻을 것"이라며 "일본에서도 한국 문학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 흐름을 견인해 온 작가 중 한 명"이라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중국 서점가도 한강의 작품을 찾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인 '당당왕'에서는 전체 도서 인기 검색어로 '한강'이 1위, '채식주의자'가 2위에 올랐다. 소설 카테고리에서는 한강이 1위, '채식주의자'가 2위에 오른 데 이어 중국에서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소년이 온다'가 4위에 올랐다.
당당왕 측은 '채식주의자' 등 한강의 작품을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책"으로 소개했다.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재고가 없는 듯 예약판매로 주문을 받고 있으며, '소년이 온다'는 한국판을 비롯해 대만에서 출간된 버전도 판매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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