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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2금융권 가계대출 풍선효과 선제대응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3 20:08

수정 2024.10.13 20:08

금융당국, 상호금융 등 긴급소집
추가 수요 억제 위한 정책 대비를
서울 한 은행 영업점 대출 광고. /사진=뉴스1
서울 한 은행 영업점 대출 광고. /사진=뉴스1
비은행권의 가계부채 증가세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2금융권 대출수요가 현재 추세로 이달 말까지 늘어난다면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오는 15일 상호금융, 보험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나서는 이유다.

2금융권에서 한달 새 1조원대 규모의 가계대출이 늘어난다면 심각한 자금의 풍선효과가 벌어진다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이달 2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이상 불어난다면 2022년 5월(1조4000억원)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가계부채 증가는 우리나라 거시경제 안정화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국내 과도한 가계부채 수준이 국가의 미래 성장여력을 훼손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가계부채가 불안정한 탓에 국가 경제의 구조적인 성장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가계부채 관리는 최대 변곡점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가계부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큰 걱정거리다. 올 들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과열 열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무리하게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기승을 부리면서 금융권의 주담대 대출 증가세도 가파르게 올랐다. 다행히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 시행으로 주담대 대출 수요가 소폭 꺾이는 추세다. 문제는 1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규제로 금융 수요를 억제했으나 이달 들어 2금융권으로 수요가 옮겨타는 것 아니냐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일종의 풍선효과가 현실화되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나아가 가계대출로 집을 사려는 투기 수요가 늘어나면 부동산 과열현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진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에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은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3년여의 통화긴축을 마무리하고 연 3.5%인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가 그간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미뤘던 이유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과열 때문이었다. 다행히 금리인하의 핵심 요건인 물가안정이 가시화된 덕분에 이번에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문제는 앞으로 가계부채와 부동산 과열을 확실히 통제해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된 탓에 저금리 대출 수요가 몰리고, 그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 또다시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시장 과열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서다.

결국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선제대응으로 금리인하에 따른 후폭풍을 차단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억제정책 영향으로 제1금융권은 대출금리를 강화하거나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1금융권 대출이 막힌 수요가 2금융권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50%인 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1금융권(40%)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다만 대출 수요의 다양성을 감안해 세심한 정책 조합이 요구된다. 특히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기는 대출자금을 겨냥한 규제정책이어야 한다.
내수시장 침체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대출 통로까지 막는 우를 범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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