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커지는 의료공백'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 마저 급감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4 11:09

수정 2024.10.14 11:09

지난 8월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1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 상당수가 수련을 포기하면서 전문의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초 시행될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있는 전공의가 총 576명으로 예년의 20% 수준에 불과해 매년 3000명 안팎으로 배출되던 신규 전문의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도미노 효과로 내년 이후엔 전문의 부족사태가 발생할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임용된 전공의 1만463명 중 지난달 말 기준 9136명이 사직해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는 현재 1327명이다. 이 가운데 2025년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 가능한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는 553명이다.
여기에 올해 9월 하반기에 모집된 전공의 중 응시 가능한 23명을 더해도 내년에 전문의 자격시험에 접수할 수 있는 인원은 576명에 그친다.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 대상자 2782명 중 2718명(98.9%)이 합격했다. 내년에는 전문의 응시 가능인원이 올해의 20.7%에 불과하고 합격자도 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0월 말∼11월 초 원서를 받은 올해 67차 전문의 시험은 필기(1월 말)와 실기·구술시험(2월 중순까지)을 거쳐 2월19일 합격자가 발표됐다.

원서등록(10월23일∼11월6일 예정) 외에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내년 68차 전문의 시험 응시 대상 전공의 576명을 전문과목별로 살펴보면 △가정의학과 96명 △내과 91명 △정형외과 61명 △정신건강의학과 40명 △응급의학과 33명 순이다. 방사선종양학과는 3명, 진단검사의학과 5명, 심장혈관흉부외과 6명, 비뇨의학과는 7명으로 응시 대상자가 적다.

실제 수련병원에 출근하고 있는 전공의의 수는 지난달 말 기준 898명이다. 이 중 수료 예정 연차에 있는 전공의는 396명이다. 진료과별로는 내과 63명, 가정의학과 47명, 정형외과 46명, 응급의학과 30명, 소아청소년과 25명 순이었다.

한편,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해 휴학한 의대생 중 상당수가 학교 복귀 대신 현역 입대를 선택하자 전공의 대표가 향후 배출되는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감소에 따른 군·지역의료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일 의료진 부족 사태와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해 3월 군의관 824명, 공중보건의사 255명 등 총 1097명이 복무를 시작했다"면서 "해마다 대략 1000여 명의 젊은 의사들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로 선발돼 전방의 군부대와 도서산간 지역에 배치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 수련을 포기한 이들 중 내년 3월 입영 대상은 4353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예년보다 4배나 많은 숫자"라며 "그동안 주로 전문의들이 군의관으로 우선 선발됐는데, 내년 입영 대상자의 경우 대부분 일반의여서 향후 군 병원 등의 인력 운용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휴학한 학생들 역시 한꺼번에 현역병과 사회복무요원에 지원했고, 군 휴학 승인이 완료된 학생도 이미 1059명에 이른다”며 “2∼3년 후 이들이 전역하면 그 이후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공백은 어쩌실 작정이냐. 할 얘기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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