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며 정부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한국에서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외신이 주목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의 반려견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NYT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개를 식용으로 사육하는 전통으로 인해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동물권 단체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사람들은 반려동물, 특히 개를 키우는 데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대부분이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되었다"며 한국의 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에 주목했다.
NYT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들이 미혼 또는 무자녀, 혹은 둘 다를 선택하고 있다"며 "전체 가구 5분의 2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기간 실내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구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2012년 364만 가구에서 2022년 602만 가구로 늘었다.
이처럼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도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NYT는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는 사라지고 있지만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이나 상점은 보편화됐다"고 전했다. 이어 "공원이나 동네에서 이른 바 '개모차'에 반려견을 태우고 다니는 모습은 흔해졌다"며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신생아를 위한 유모차보다 개를 위한 '개모차' 판매량이 더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하거나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위한 장례 서비스 등 관련된 사업도 늘어나고 있으며,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식당이나 리조트 등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온라인 서비스도 생겼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NYT는 올해 초 식용견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사실에 주목하며 "반려견 문제는 점점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되어가고 있는 한국에서 드물게 초당적인 사안이 됐다"고 꼬집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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