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주인공인 고(故) 문재학군의 어머니가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우리 아들 한을 풀어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군의 어머니 김길자(84)씨는 지난 11일 연합뉴스를 통해 "한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너무 기쁘고 좋아서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라며 "내가 백 마디 투쟁한 것보다 작가님의 책 한권으로 5·18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5·18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강 작가님이 우리 재학이 한을 풀어주셨다"고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들을 잃은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김씨는 차마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5·18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김씨는 "조금 전엔 재학이 영정사진을 내놓고 '재학아 이제 네가 못 이룬 것 다 이뤄졌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라'고 당부했다"며 "(아들이) 이제 다 잊어버리고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80년 5월 항쟁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이었던 문군은 초등학교 동창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의 만류에도 시위에 참여했다.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기 위해 남아있다가 무력 진압에 나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한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문군을 모티브로 한 주인공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아픔을 다뤘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잔인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증언 문학이라는 장르에 접근했다”고 평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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