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트럼프는 자유 무역 옹호" 측근들 나서 경제 불안 긴급 진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4 14:22

수정 2024.10.14 14:22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 꼽히는 베센트 "트럼프는 자유 무역주의자"
대선 약 3주 앞두고 트럼프의 무역 정책 불안 해명
'협상력 높이기 위해 일단 긴장 높이려는 전략'
'약달러' 밀어부치거나 금리 정책에 개입 안한다고 강조
이미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임박했다고 전해
지난 8월 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미국 키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의 스콧 베센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AP뉴시스
지난 8월 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미국 키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의 스콧 베센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이 약 3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트럼프 2기'의 무역전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트럼프 진영에서는 그가 협상 카드로 관세를 꺼냈을 뿐, 본질적으로 자유무역을 옹호한다고 주장하면서 재계 관계자들과 접촉에 나섰다.

트럼프는 자유 무역주의자, 달러 절하 및 금리 개입 안해
미국 헤지펀드 키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이하 키스퀘어)의 스콧 베센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 및 무역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수입품에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 진영의 공약에 대해 "내가 보기에 트럼프는 결국 자유 무역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안이 "확전을 막기 위한 확전"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용어는 냉전시기에 상호확증파괴에 따른 공포를 조성해 궁극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전략을 뜻한다. 베센트의 발언은 트럼프가 대규모 보복관세로 협상력을 높인 다음 무역 파트너에게 규제 완화를 요구한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베센트는 동시에 트럼프가 달러 가치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23일 달러 가치 상승으로 미국 기업들의 해외 수출이 어려워졌다고 비난했다. 그는 '강달러'가 "멍청한 사람들에게는 좋게 들리겠지만, 미국 제조업계 등에는 재앙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같은달 15일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맡았던 올랐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다른 정책 고문들과 함께 수출 촉진을 위한 달러 가치 절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조치는 한국 등 다른 수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흔들 수 있다.

그러나 베센트는 트럼프가 "미국의 기축 통화 지위를 지지한다"며 지난 수십 년 동안 통화 기조를 깨고 일부러 달러 가치를 낮추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베센트는 "기축통화는 시장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다. 좋은 경제 정책이 있다면 달러 가치는 자연히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베센트는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결정 시기를 잘못 정했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대통령이 최소한 거기(연준)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베센트는 "트럼프는 사업가이며 경제를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가 2026년에 임기가 끝나는 파월 대신 다른 인물을 연준 의장에 세우겠지만 연준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9월 3일 미국 조지아주 브라셀턴에서 과거 트럼프 정부 당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맡았던 올랐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운데)가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옹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9월 3일 미국 조지아주 브라셀턴에서 과거 트럼프 정부 당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맡았던 올랐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운데)가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옹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이미 월가에 관세 정책 임박 경고
베센트는 미국 헤지펀드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SFM) 회장의 최측근이다. 그는 2011~2015년 사이 SFM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했으며 2015년 독립해 키스퀘어를 세웠다. 베센트는 소로스가 1992년 파운드 공매도로 영국중앙은행을 파산 위기로 몰아넣을 당시 이를 도왔다고 알려졌으며, CIO 재임 당시 일본 엔 가치 하락에 베팅해 큰 이익을 얻었다. 베센트는 트럼프 1기 정부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선거 캠프에 약 200만달러(약 27억원)를 기부하며 트럼프 진영의 경제 책사로 떠올랐다. 그는 현재 트럼프 2기 정부의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베센트와 더불어 차기 재무장관 및 상무장관 후보로 꼽히는 라이트하이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2일 보도에서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11일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진영의 경제 참모로 활동하는 라이트하이저가 최근 미국 재계 투자자들과 만났다고 전했다. 파이퍼샌들러에 의하면 라이트하이저는 이번 회동에서 트럼프 2기 출범 직후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및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가 발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은행 측은 트럼프의 관세 공약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1기 보다 더 빨리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이번 보도에 대해 회동 자체는 사실이지만 트럼프가 직접 말하기 전에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13일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등 해외 업체가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황을 막겠다고 강조하면서 200% 관세를 언급했다.
그는 "내가 하는 것은 200이든 500이든 상관없다는 말"이라며 "그들이 자동차를 단 한 대도 팔 수 없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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