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인력수요에 맞춰 조율해온 취업비자
칸막이 허물고 쿼터 늘려 노동시장 참여토록
총리실TF 주도하고 인구부 신설되면 본격화
칸막이 허물고 쿼터 늘려 노동시장 참여토록
총리실TF 주도하고 인구부 신설되면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외국인 취업 비자 체계를 각 업종별 필요인력 수급이 아니라 노동시장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취업비자 분류 단순화와 함께 쿼터를 늘려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비자 쿼터도 업종별 인력수요에 따라 수동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큰 폭으로 개방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외국인력통합정책협의회는 이 같은 방향에 맞는 외국인 취업비자 제도 개선책을 법무부에 주문했다. TF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지시해 꾸린 조직으로, 대통령실 차원에서 잡은 방향이기도 하다.
현행 고용허가제에 따른 외국인 취업비자는 34개 업종별로 분류를 세분화하고 관리를 맡는 정부부처도 산재돼있다. 업종별 필요인력을 충원하고 체류 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현행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정해진 업종에서 같은 일만 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선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지도 못하고, 자칫 불법체류자가 될 수 있는 탓에 사업주가 부당하더라도 항의하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기 쉽다.
이처럼 제한된 환경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에 터를 잡고, 해외의 다양한 인재들이 ‘코리안 드림’을 품고 우리나라를 향하기 힘들다는 게 대통령실과 총리실의 판단이다. 이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비자 종류를 극도로 단순화시키라고 법무부에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법무부가 최근 인공지능(AI)·로봇·양자기술·우주항공 등 첨단 분야 해외인재 유치를 위해 신설키로 한 ‘톱티어 비자’처럼, 직무의 전문성이나 특성상 대분류로 취업비자 종류를 한 자릿수로 줄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20년 된 고용허가제를 개선해 다양한 해외인재들이 들어와 정주할 수 있게 하면 미국처럼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비자의 제한을 푸는 만큼 쿼터도 업종별 필요인원 수급을 기준 삼아 세부조율 하지 않고, 노동시장 전반을 고려한 계획을 세워 대폭 개방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문호를 개방해 다양한 외국인 인재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외국인을 필요로 하는 업종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존에 인력수요가 생길 때마다 검토해 쿼터를 늘리는 것보단 비자 칸막이를 풀고 외국인들을 받아서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취업비자 개선 방안은 법무부와 TF 논의를 거친 후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설되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현재 업종별 외국인 인력 관리 주체가 다른 만큼, 이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인구부가 맡아 주도하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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