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년간 30% 가량 치솟았던 건설공사비지수가 최근 들어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폭등세가 진정될지 관심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자재값이 다소 안정화 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도 공사비 폭등이 피크를 찍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단 층간소음 및 환경·안전관리 기준강화 등 상승요인은 여전해 예전 수준 회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사비 증액 갈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129.71로 전월 대비 0.19% 하락했다. 지난 6월 0.07% 떨어진 데 이어 7월 -0.12% 등 3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한 것이다. 건기연에 따르면 2020년 1월 99.86이었던 지수는 2021년 110대, 2022년 120대, 올해 초 130대로 상승했다.
강태경 건기연 선임연구위원은 "인건비는 20년간 꾸준히 올랐고, 공사비 폭등을 주도했던 것은 자재값"이라며 "최근 들어 철근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이 안정된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하락세는 미미할 만큼 소폭으로 약보합으로 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주요 건축자재인 철근의 경우 2020년 6월 t당 66만원에서 2023년 6월 97만9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93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하락한 상태다. 시멘트 가격도 2023년 1월 t당 10만5000원을 기록하며 10만원을 첫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11만2000원까지 오른 뒤 현재까지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등 주요 원자재값이 보합이나 하락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에서도 돌발변수가 없는 한 폭등국면은 지난 것으로 분석한다. 대형업체 한 관계자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공사비 폭등) 고비는 지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불황 장기화에 따른 건자재 수요 감소에다 이미 오를 만큼 상승한 것을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비사업 공사비 역시 당초 3.3㎡당 1000만원 벽을 뚫고 수직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근래들어 시공사를 선정한 주요 단지를 보면 900만원대 중·후반 가격에서 결정되고 있다.
정부도 최근 해외 시멘트 수입 등을 담은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6년까지 공사비 상승률을 2% 내외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일선 현장에서는 공사비가 정점을 찍어도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강화로 간접비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도 한 예다.
다른 건설사 임원은 "공사비가 이미 크게 올라 예전 500만~600만원에 수주했던 사업장은 하향 안정화 되도 문제"라며 "공사비 상승세가 진정되도 현재 나타나고 있는 증액 분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유가는 모든 건자재 가격에 영항을 미친다”며 “중동 정세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가 공사비 향방의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