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이 운영중인 경남 양산 '평산책방' 홈페이지를 통해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했다.
文 "내가 추천했던 책이라 더 감회"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의 유료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게시판을 통해 지난 11일과 13일 두차례 글을 올렸다.
평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자주 글을 올리던 문 대통령의 공개 SNS에는 딸 다혜 씨의 음주운전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2일 이후 게시물이 없는 상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튿날인 지난 11일 문 전 대통령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책친구들과 함께 축하한다. 정말 자랑스럽고 기쁜 일”이라며 “노벨문학상과 가장 가까운 작가가 한강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그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국민들에게 추천한 적이 있어서 더 감회가 깊다”고 덧붙였다.
한강, 노벨상 수상에 "역사의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위로 되길"
문 전 대통령은 13일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는 16세 고1의 나이에 5·18 광주항쟁에 참여해 끝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에 사망한 문재학 열사가 실존모델”이라며 “그의 묘소는 상징성 때문에 정치인 등의 공식참배 때 들르는 묘소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나는 공식참배와 별도로 개인적으로 그의 부모와 함께 묘소를 참배한 적이 있다”면서 “(문재학군은) 나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친척이 아니고 달리 인연이 있지도 않다. (그의 묘소를 따로 찾은 건) 그 어린 소년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이 너무나 미안해서 특별하게 추모하고 부모를 위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중에 ‘소년이 온다’를 읽은 후 어머니 김길자 여사에게 ‘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좋은 책이 나왔으니 위안 삼으시라’고 말했더니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며 “그 책이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됐으니 어머니에게 더 큰 위안과 해원이 됐을 것이다. 한강 작가의 수상을 보며 내가 느낀 또 하나의 감회”라고 덧붙였다.
문 전대통령은 자신이 추천한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기 어렵다는 독자들의 의견에 대해 “(두 작품의 내용이) 고통스러워서 읽을 엄두가 안 났다거나 읽기를 중단했다거나 하는 분들이 꽤 있어서 댓글 대신 글을 올려본다”면서 추가 글을 남겼다.
그는 “시대의 아픔 또는 역사 속에서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공감할 때 진정한 위로가 되고 피해자들의 해원이 되지 않을까. 그러니 고통을 회피하지 말고 직시하자고 생각하면 어떨까. 역사를 제대로 알고 부당한 역사에 분노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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