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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성' 풍납토성, 동물 뼈·항아리 등 의례 흔적 발견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5 14:34

수정 2024.10.15 14:34

서울 강동구 풍납토성 발굴 전경.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서울 강동구 풍납토성 발굴 전경.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서울 강동구 풍납토성 발굴 현장.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서울 강동구 풍납토성 발굴 현장.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국시대 백제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왕성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 서쪽 성벽에서 과거 의례를 지낸 흔적이 나타났다.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풍납토성 서성벽 복원지구 일대를 조사한 결과, 과거 의례 행위를 한 흔적과 한성기 백제인이 성을 짓는 기법을 새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소 측은 "(풍납토성) 성벽에서 의례 행위를 한 다양한 양상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조사 결과, 서성벽을 이루는 기반 층에서는 지진구(地鎭具)로 추정되는 항아리 총 3점이 출토됐다. 지진구는 건물을 짓기 전에 나쁜 기운을 누르기 위해 묻는 상징물을 뜻한다.

항아리 형태로 추정되는 지진구 가운데 2점은 뒤집힌 채 묻혀 있었다.

약 11.95m 깊이에 묻혀 있었던 나머지 지진구 1점은 바로 선 형태로, 상단에 나무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뚜껑 흔적과 함께 발견됐다. 서문이 있었던 터에서는 동물로 추정되는 유체도 확인됐다.


발견된 유체는 개와 어린 소의 뼈 등으로, 과거 의례를 올릴 때 공헌물(貢獻物)로 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흔적들은 대규모 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성기 당시 백제인의 뛰어난 토목기술을 엿볼 수 있는 흔적도 나왔다.

성벽 일대에서는 다양한 나무 기둥이 확인됐는데, 토루(土壘·흙을 쌓아 만든 성) 경계에서는 길이가 2.5m가 넘는 장목주(長木柱)도 발견됐다.

오늘날 건축물의 뼈대를 이루고 구조적 안정성을 더하는 에이치(H)빔과 같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연구소는 오는 17∼18일 이틀간 오후 2시 현장에서 설명회를 연다. 연구소는 지난 2017년부터 해 온 풍납토성 서성벽 복원지구 일대 조사를 올해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구소는 그간의 조사 성과를 토대로 연구 성과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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