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기 세트 일 평균 4만 3000개, 나흘간 17만개 제공
수거-세척-재공급 과정 하루에 수차례 반복
먹거리 쉼터 이용객, 다회용기 불편함 못 느껴
쓰레기, 일회용기, 바가지 노점 없는 축제 처음
매연 나오는 이동식 디젤발전기 사용 문제는 과제
수거-세척-재공급 과정 하루에 수차례 반복
먹거리 쉼터 이용객, 다회용기 불편함 못 느껴
쓰레기, 일회용기, 바가지 노점 없는 축제 처음
매연 나오는 이동식 디젤발전기 사용 문제는 과제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노잼 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울산시가 부활한 울산공업축제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면서 '꿀잼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일회용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축제로 운영돼 친환경 도시 울산의 자부심을 높였다. 다만 매연과 악취로 방문객의 불편을 유발한 경유 발전기 사용 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 100만명 방문 추산.. 1회용 쓰레기는 '0'
"수십만 명이 다녀갔는데도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 보지 못했어요."
울산시는 플라스틱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울산공업축제장에서 사용하는 식기와 음료수 잔을 모두 다회용기로 바꿔 쓰레기 발생량을 크게 줄였다. 울산시가 방문객 수를 100만명으로 추산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축제장에 버려진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후일담까지 전해지고 있다.
축제장 먹거리 쉼터에서는 지역별 향우회와 울산시 관변단체 등이 60가지에 이르는 메뉴를 판매했다. 하루에 수만 명이 오가며 다양한 음식을 즐겼다.
여기에 사용된 식기는 모두 스테인리스로 제조된 다회용기였다. 접시와 수저 등 다회용기 6000 세트를 준비했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수거와 세척, 재공급이 하루에도 몇 차례 반복됐다.
시 관계자는 "일 평균 4만 3000 세트 가량이 제공됐고, 나흘 동안 총 17만 세트가 제공된 것으로 집계됐다"라고 밝혔다.
다회용기 사용에 방문객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동안 수북이 쌓이는 일회용기 쓰레기를 직접 처리해야 했던 음식 판매점들도 일감이 줄었다고 반겼다.
커피와 음료 판매점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회용 '울산컵'을 사용하고 수거 담당자들이 축제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면 빈 컵을 회수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울산시는 또 노점상과 푸드 트럭도 금지함으로써 일회용 쓰레기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별도 설치한 흡연부스와 청결이 유지된 화장실도 호응을 얻었다.
60대 김모씨 "축제 기간 내내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하나 찾아보기 어려웠을 정도로 깨끗한 축제 현장이었다"라고 칭찬하면서 "쓰레기 없고, 일회용기 없고, 바가지 노점 없는 이른 바 '3무' 축제였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 이동식 발전기에 두통과 메스꺼움 호소
반면 축제 현장에서는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았다.
부스마다 전기 사용이 늘면서 축제장 곳곳에 경유를 연료로 하는 이동식 발전기를 가동했기 때문이다. 경유 발전기는 매연 유해 물질을 배출해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한다. 경유 연소 시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도 나올 수 있다.
축제장 식당 주변, 전시장, 각종 부스 사이에 20기에 가까운 이동식 발전기가 설치됐다. 연소할 때 발생하는 매연과 냄새는 바람 부는 방향에 따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가나갔다가를 반복했다.
또 태화강 산책로 가까이 설치된 발전기로 인해 산책 나온 시민들까지도 매연에 시달리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경유 발전기 사용을 이번 울산공업축제의 최대 오점으로 평가했다.
시민 이모씨는 "완성도 높은 친환경 축제로 진행됐지만 경유 발전기로 인해 2%로 부족한 느낌이었다"라며 "축제에서 전기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먹거리 판매점에서 배출된 오수 처리도 숙제를 남겼다.
태화강 둔치에 따로 오수관로가 없다 보니 오수를 배수로에 배출하고 오수가 한곳에 모이면 폐수처리 업체 차량이 수거해 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축제 기간 동안 날씨가 맑아 다행이었지만 비라도 내렸다면 오수가 넘쳐 태화강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컸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개막 첫날 6000명의 감탄을 자아냈던 낙화놀이는 십리대밭교 다리 위에서의 관람과 관련해 안전성 논란을 남겼다. 안전요원을 사전 배치했지만 급증한 관람객을 분산 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찰이 다리 출입을 통제하면서 일반 행인들 마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한 40대 시민은 "비좁은 다리 위에 한꺼번에 수백 명이 낙화놀이가 보이는 한쪽 난간으로 몰려 불안감을 느꼈다"라며 "진행자가 여러 차례 안내 방송을 통해 이동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요지부동이었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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