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핼러윈 마케팅? 꿈도 못 꾸죠"..10월 특수 사라진 유통가

이정화 기자,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6 17:20

수정 2024.10.16 17:20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국제 아웃도어 캠핑·레포츠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 사이로 핼러윈 캠핑 코너가 자리 잡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국제 아웃도어 캠핑·레포츠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 사이로 핼러윈 캠핑 코너가 자리 잡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통업계 10월 특수인 '핼러윈데이 마케팅'이 자취를 감췄다. 유통업계는 2022년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일체의 판촉행사를 자제하는 대신 대체 마케팅 발굴에 전념하는 분위기다.

올해도 핼러윈 마케팅 실종

16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이달 31일 핼러윈데이 관련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핼러윈데이를 앞둔 주말이었던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 이후 2년째 별다른 마케팅 없이 조용히 핼러윈데이를 넘기는 분위기다. 이색 핼러윈상품 구색을 확대하던 편의점들은 이번에는 아예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다. 대형마트도 핼러윈데이에 맞춰 과자와 파티용품을 대상으로 할인행사 등을 했지만 올해는 관련 마케팅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백화점도 외벽이나 내부 공간에 핼러윈분위기를 연출하거나, 관련 볼거리 위주의 이벤트를 마련했지만 지난해부터는 가을 정기 세일이나 겨울 아우터 행사 등 다른 행사에 힘을 싣고 있다. 다양한 핼러윈 관련 상품을 판매해 왔던 다이소도 지난해부터는 가정용 인테리어 상품 위주로 축소해 판매 중이다. 다만, 관련 마케팅 활동은 진행하지 않는다.

참사 이전만 해도 핼러윈은 떠오르는 유통가의 '대목'이었다. 수년 새 핼러윈데이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관련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특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출이 20~30% 이상씩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10월에 특별히 챙길만한 '데이'가 없다 보니 설·추석 등 명절과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빼빼로데이와 함께 '6대 행사'로 키우려는 움직임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태원 참사를 기점으로 일부 외국계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핼러윈 판촉행사가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으면서 앞으로 핼러윈 마케팅이 아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 대목'으로 자리 잡기 전에 마케팅 활동이 중단되면서 역설적으로 매출 타격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월 핼러윈 타투 상품 등 계절완구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30% 역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초콜릿이나 젤리 상품군 매출은 오히려 각각 30%, 280%씩 늘어 손실을 상쇄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25~31일 과자 상품군 매출은 약 10%, 파티·팬시 상품군은 약 30%가량 줄었으나 11월 1일 한우데이 관련 행사 강화로 전체 매출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은 대학가·학원가의 중간고사 기간인 데다 나들이객도 크게 늘고, 11월 11일 빼빼로데이도 있어 핼러윈데이 마케팅 중단으로 인한 매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NO 핼러윈' 새 소비트렌드로

식음료 및 프렌차이즈 업계도 핼러윈 마케팅을 대부분 전면 중단한 상태다.
2022년 이전에는 호텔, 프랜차이즈, 제과 업계 등에서 핼러윈 기념 제품 출시는 물론 핼러윈 상징물인 잭오랜턴(호박 모양의 장식)을 모티브로 한 케이크, 빵, 디저트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과거에는 홍대입구역 등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매장을 중심으로 핼러윈 전용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거나 호텔 업체들은 핼러윈 패키지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마케팅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대부분 사라진 것 같고, 아이들을 위한 작은 코스튬 정도의 활동만 이어지고 있다"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줄어든 것은 안타깝지만 참사 이후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뀐 것에 맞춰가는 것도 소비트렌드를 따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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