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연세대 논술 유출 일파만파… 수험생 집단소송 준비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6 18:15

수정 2024.10.16 18:15

법적다툼 향후 시나리오는
효력정지 가처분·무효소송 예고
법조계 "인용 가능성 희박" 관측
손해배상 청구 후폭풍 이어질듯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사고가 법적다툼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향후 관심은 실행될 경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로 쏠리고 있다. 법조계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법정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고 무효 소송도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후폭풍이 이어질 여지는 남아있다.

16일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이번 문제 유출과 관련해 일부 수험생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들이 최근 올라와 있다. 이들은 이달 내로 시험 무효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월 13일 논술전형 합격자 발표가 이뤄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효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함께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가처분 신청은 한 달 내외로 결론이 내려지는데, 합격자 발표 전에 서둘러 가처분을 인용 받아 입시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법원의 가처분 인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관측했다. 합격자 발표가 이뤄진 상태에서 소송을 진행할 경우 이미 실익이 없어지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취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얻어질 이익이 없는 만큼,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법원에서 무효 소송도 미지수"라며 "수험생 등이 문제지를 유출한 것이기 때문에 학교 측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간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시험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문제지와 연습 답안 등 사진이 올라오면서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연세대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문제지 등을 온라인에 게시한 유출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고발 대상은 신원이 특정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유출자 1명씩과 특정되지 않은 4명 등 6명이다. 다만 학교 측은 시험 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재시험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선 향후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서울 성북구 경동고에서 시험 종료 벨이 1분 30초 일찍 울리는 일이 발생해 수험생들이 1인당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2020년에도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 수능 시험장에서 종료 벨이 3분가량 일찍 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수험생들은 국가와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2심에서 1인당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자는 철저히 문책하고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 조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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