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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MBK가 시세조종, 금감원에 진정" VS 영풍-MBK "흑색선전 엄중히 경고" [fn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7 14:03

수정 2024.10.17 14:03

좌측부터 고려아연 CI, 영풍CI. (제공: 뉴스1)
좌측부터 고려아연 CI, 영풍CI. (제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는 18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금지 가처분 결과를 앞두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측과 영풍-MBK파트너스측이 이번엔 시세조종 이슈로 맞붙었다.

이날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 벌어진 '단시간 주가 급락 미스테리'와 관련 금융당국에 시세조종 행위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MBK가 주가 인위적으로 하락...불공정 거래 의혹”

고려아연측 주장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앞서 금감원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하면서 오후 1시12분에 이날 최고가인 82만원에 올라섰다.
앞서 전 거래일인 11일에 고려아연이 MBK 공개매수에 대항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가격과 물량을 각각 89만원과 20%로 상향하면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MBK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찍고 두 시간 만에 이날 최저가인 77만9000원까지 폭락했다. 결국 이날 주가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했는데도 불구하고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00원(0.1%) 감소한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함께 진행한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주가 상승으로 완전한 실패로 돌아간 것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다는 것이 고려아연측 주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같은 단시간 내 주가 급락, 특히 시장가 매도량이 급증함으로써 발생한 주가 급락에 대해 이날(17일) 금융감독원에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구했다”라며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1호에서는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특히 이날 고려아연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이후 특정 시간대에서 수차례 매도량이 급증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최고가인 82만원에서는 일부 투자자의 경우 세금과 비용 등의 문제로 장내매도가 유리할 수 있지만, 주가가 8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 MBK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이득일 수 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 매도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주가가 78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점은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사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단기간 주가 급락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가진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최윤범 회장측 흑색선전은 주주 기망행위”

이에 대해 MBK측은 흑색선전과 허위사실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MBK파트너스는 곧장 반박 자료를 내고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라며 “해외 자본이나 협력 업체들의 참여설 등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주가상승을 유도해왔고, 공시 전에 이사회 개최 소식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무리하게 자극한 것은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주분들이 고려아연과 최윤범 회장 측에 실망했기 때문에, 저희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참여해주신 것”이라며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110만주 이상, 5.34%의 의결권 추가 지분 청약이 들어온 것은 주주들이 그 만큼 최윤범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 주당 6만원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최윤범 회장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청약하면, 고려아연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MBK측 주장이다.


MB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분들께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수하고자 하는 입장인데, 그러한 입장과 반대로 시장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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