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국내 1위 소파 브랜드, 이제는 해외로"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0 15:17

수정 2024.10.20 15:17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이 지난 경기도 남양주 자코모 본사에서 경영 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이 지난 경기도 남양주 자코모 본사에서 경영 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 소파 브랜드 1위 자코모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도약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첫 해외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까지 뻗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박경분 자코모 부회장은 20일 경기도 남양주시 자코모 본사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품질 면에서는 손색이 없겠다는 확신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며 "내년까지 일본에 매장 30개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코모는 지난 5월 2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륨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다. 이곳에선 아담한 일본식 주거 공간을 고려해 축소된 버전의 자코모 소파도 전시하고 있다.
자코모의 엄선된 품질은 그대로 가져가되 해외 시장에 적합하게 변형한 것이다.

자코모의 해외 진출은 일본 종합 가구 브랜드 '프랑스베드'와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품질과 인지도 면에서 자코모를 높이 평가한 프랑스베드의 오너가 자코모 조사를 지시하면서다.

박 부회장은 "프랑스베드 한국인 며느리까지 나서 관광객을 빙자해 자코모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며 "일본 직원들도 시장 조사를 위해 오갔지만 자코모 직원들은 광고 모델 현빈의 팬들인 줄로만 알았다"고 전했다.

75년 전통 브랜드 프랑스베드가 자코모에게 손을 내밀면서 해외 시장 진출도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었다. 프랑스베드는 일본 전국에 3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자코모 매장 오픈도 수월할 전망이다.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자코모 5공장. 사진=서지윤 기자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자코모 5공장. 사진=서지윤 기자

자코모의 시작은 1986년 설립된 재경 가구다. 국내 가구업체에 납품으로 시작했지만 박 부회장은 최고의 가구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2000년 이탈리아에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했다. 2005년 자코모 브랜드 출범까지 실내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이탈리아 공장을 자주 드나든 것이 도움이 됐다.

특히 이탈리아 100년 기업 아빌라 공장에서는 특유의 머리 아픈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부회장은 "소나무 송진으로 만든 친환경 접착제를 쓴다는 걸 알고 수입을 시작했다"며 "가죽 또한 당장의 비용보다는 품질을 우선순위로 여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코모 소파는 '다르게, 더 바르게 만든다'는 슬로건처럼 보이지 않는 속까지 잘 만들었다"며 "친환경 본드, 튼튼한 목재, 200kg 곰이 10년을 앉아도 꺼지지 않는 밴드를 고집한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나와 내 가족이 쓴다고 생각하고 소파를 만들어야 한다"고 늘상 강조한다. 직원들도 같은 마음으로 일했던 건 박 부회장이 직원 복지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토요일 근무가 당연했던 20여 년 전부터 파격적으로 '주5일제'를 도입한 것이 능력이 출중한 기술직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 박 부회장은 "그때부터 직원들의 이직이 거의 없었고 새로운 자리가 나면 줄을 섰다"며 "주말 이틀을 쉬고 월요일에 출근한 직원들의 타카 박는 소리는 더 경쾌했다"고 말했다.

'100년 기업'을 꿈꾸는 자코모는 지난 2021년 기능공을 키우기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박 부회장은 "최근 30여 년 전 재경가구에서 혼수를 마련한 부부가 자신의 딸의 혼수를 사러 왔다"며 "지금의 자코모가 있었던 건 직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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