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거 같다"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노벨상 후 언론의 주목을 피해왔으나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은 노벨문학상 수상 전 확정된 일정인 만큼 예외적으로 참석한 것이다.
이날 시상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취재진이 일찌감치 행사장 로비에 진을 치며 주인공을 기다렸지만, 그의 모습을 포착하진 못했다.
한 작가는 "제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는 분들도 계셨다"면서 "저의 일상은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믿고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예측하면 늘 틀리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가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발표 후 국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포니정재단은 지난 2005년 고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애칭 ‘포니 정’에서 이름을 따 설립됐다.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지난달 19일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호명했다. 당시 “한강 작가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조망하는 주제 의식과 감정에 울림을 선사하는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 모두를 사로잡았다”며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한 작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 작가로는 지난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자 외신조차 "예상치 못한 대반전"이라고 타전했다. 우리로서도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은 이후 두 번째 노벨상이라 전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한 작가는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고사하는 등 두문불출해왔다.
한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이런 딸을 대신해 자신의 집필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노벨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후 한 작가는 스웨덴 공영 SV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평화롭고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며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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