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출석
'팬 폭행 논란'에 휩싸인 가수 제시는 지난 16일 밤 경찰에 출석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에 대해 "처음 봤다"고 말했다. 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때린 사람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제가 있는 대로 오늘 다 말하고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제시는 늦은 밤 서울 강남경찰서에 변호사와 함께 출석까지 하면서 이런 말을 하게 됐을까.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미성년자인 한 팬이 제시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 제시 주변에 있던 남성 A씨에게 폭행당했다. 경찰은 A씨가 누구인지 확인 중이다. 제시가 "처음 봤다"고 한 인물이다.
제시는 폭행을 말렸으나 이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인근에서 제시 일행을 찾아 A씨의 행적을 물었지만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자가 A씨는 물론 현장에 있는 제시와 프로듀서, 또 다른 일행 등 4명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한 네티즌은 제시가 가해자의 도주를 도왔다며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고발했다.
다시 말해 제시는 폭행 사건의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어도, 피해자가 당시 현장에 있었던 제시 등을 고소하면서 프로듀서처럼 피고소·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셈이다.
제시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과·해명 글에도 비슷한 맥락의 내용이 담겼다.
제시는 "지인과 개인적인 모임을 갖던 중 저의 팬인 피해자께서 저에게 사진을 요청하셨으나 늦은 밤인 관계로 두 차례 정중히 거절했다"며 "그 순간 인근에 있던, 제가 그날 처음 본 사람으로부터 (팬이) 갑자기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위를 불문하고 저의 팬분께서 불의의 피해를 입으신 것에 대하여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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