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제난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식용 해파리 수출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미국의 석유·가스 수출 제재로 인한 경제난에서 탈출하기 위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교역 개시 홍보에 나선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산양식부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156t가량의 '캐논볼 해파리'(포탄 해파리)를 최근 한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비석유 품목 해외 판매 촉진 정책의 하나로, 수산양식부는 관련 설명자료에서 "우리나라 해안에서 발견되는 캐논볼 해파리는 식용 또는 약용으로 귀하게 여겨지는 아시아 시장의 관심 상품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는 해파리 수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구체적인 수출 액수와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수산양식부는 "한국으로의 해파리 수출은 우리 정부 전략의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을 정도다.
지난 수년간 한국과 교역이 대폭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대 한국 수출액은 2012년 1억1500만 달러(약 1570억원)에서 2021년 1500만 달러(204억원)로 급감했다.
베네수엘라의 이런 변화 뒤에는 경제난이 있다. 세계 원유 매장량 1위 국가로 한때 남미에서 '경제 대국 1순위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베네수엘라는 2010년대부터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한 경제 체질이 약화하는 한편 정치적 불안정까지 가중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2018년에는 6만% 넘는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하기도 한 베네수엘라는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한국으로의 해파리 수출에 따른 파급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과의 교역을 성사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방정부 및 민간 단체까지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한편 행정 절차 간소화와 물류 프로세스 촉진으로 "기록적인 시간 내에 수출 시스템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수산양식부는 또 "한국으로의 수출 이니셔티브는 과학적·지정학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라며 "베네수엘라 해양 자원의 잠재력 확인과 어업 공동체 이익을 위한 연구 개발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새 시장 개척을 통해 경제적 역동성이 큰 아시아 국가와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라고 역설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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