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윤-한 독대 앞 여권 내 긴장감 고조…'김건희 해법' 두고 친윤-친한 이견 격화

뉴시스

입력 2024.10.18 07:02

수정 2024.10.18 07:02

한동훈, 용산에 '인적 쇄신·활동 중단' 작심 요구 친윤계 "한 대표는 문제 제기만 하고 해결은 안하나" 검찰의 김건희 불기소 두고도 양측 이견 표출 친윤 "법리 따른 불기소, 여론재판 안 돼" 친한 "불기소로 민심 악화…특검 반대 명분 있나"
[성남=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10.11. myjs@newsis.com
[성남=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10.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최영서 한은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주 초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의 조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여권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대를 앞둔 한 대표가 '김 여사 리스크 해결'을 공개 요구하는 것을 두고 당내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친한(친한동훈)계는 민심이 더 악화할 경우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없다며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는 한 대표가 야당의 탄핵 공세에 빌미를 주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를 두고서도 한 대표 측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윤계는 '법리와 증거에 따라 이뤄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양측의 충돌 지점이 계속 쌓이고 있는 셈이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김 여사를 겨냥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세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그는 "김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반드시, 그리고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김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한 대로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의혹 규명에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같은 날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최종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을 두고도 "검찰 설명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친한계에서는 악화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대통령실의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전날 김 여사 특검법을 세 번째로 발의하면서 이대로 가면 여당 내 이탈 표를 막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언급하고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뉴시스에 "우리가 민주당의 특검법에 반대할 논리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21대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의 이탈 표가 1표였는데, (여당 의원 수가 줄어든) 22대 들어서 4표가 나왔다. 이탈 가능성이 훨씬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대놓고 불기소를 해버렸으니, 김 여사에 대한 사법 절차가 시작되기 위한 방법은 이제 특검밖에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특검법이 통과되느니 우리가 조금 약한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게 차선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한 대표가 이 정도 만들어놨으면 이제 대통령실도 화답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에서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가 특검법을 먼저 발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법리적인 범죄 혐의가 드러난 게 아니지 않나. (검찰의) 불기소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이 강하기 때문에 한 대표의 요구를 대통령실에서 어느 정도 수용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09. myjs@newsis.com
[싱가포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09. myjs@newsis.com

반면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의 문제 제기 방식에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은 17일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나와 "한 대표나 그 측근들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공개적인 비판보다는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니었겠느냐"라고 했다.

또 친윤계에선 검찰의 김여사 불기소 판단을 두고 '민심이 어렵다'는 여론에만 편승해 이의를 제기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때부터 진행되던 김 여사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어야 한다는 반박도 나왔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뉴시스에 "검찰이 오랫동안 수사하면서 법리와 증거에 입각해 (불기소) 결론을 낸 것"이라며 "국민이 분노하기 때문에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것이야말로 본인이 얘기하던 '끼워 맞추기식 수사'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법조인 출신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든 대통령 부인이든, 일반 국민이든 법률적으로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는 건 마찬가지"라며 "대통령 부인이라고 해서 여론재판으로 잘못이 있는 걸로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장관 할 때는 뭐했나. 검찰총장을 통해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데 본인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던 것 아닌가"라며 "한 대표가 정치인이기 이전에 법률과 증거를 갖고 살아왔는데, 정치인이 됐다고 해서 특정 사건에 '국민 눈높이'를 갖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본인의 무능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김 여사를 이용하고 있다. 용산·여사 탓을 하는 자해 쇼를 하고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한 대표가 김 여사 언급을 2.5배 더 많이 했다고 한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내주 초 윤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서 김 여사 관련 문제 해결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할 전망이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의 활동 중단을 요청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에게 "어떤 말을 할지 미리 리스트업해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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