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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 vs "주주 이익 보호" 고려아연 경영권 법적 공방...21일 결과 유력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8 14:25

수정 2024.10.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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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시장혼란 방지 위해 21일 결론"
고려아연 이사회가 열린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위치한 빌딩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고려아연 이사회가 열린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위치한 빌딩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영풍과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자사주 공개매수를 두고 치열한 2차 법정 공방을 벌였다.

법원이 이번 가처분을 인용한다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중단될 수 있다. 법원이 기각할 경우 영풍 측은 지분 싸움에서 앞서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어, 영풍 측이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시도를 각각 '배임'과 '적대적 인수 방어'를 주장하며 부딛혔다.

이번 가처분은 고려아연이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3조6000억여원 규모의 자사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히자 영풍이 이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신청한 것이다.


영풍 측 대리인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최윤범 현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간 모든 주주가 희생을 감수하면서 적립한 이익금을 여기에 사용하려 한다. 이는 배임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리인은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 10년간 30만원∼55만원을 유지해왔는데 최 회장은 89만원에 매수하려 한다. 이는 주식의 실질 가치를 고려한 게 아니다"라며 "회사는 매수 종료 시점에 1조3600억원이 넘는 손해와 3조원이 넘는 부채를 감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리인은 또 "이번 공개매수는 주주평등 원칙에도 반한다"며 "영풍은 최 회장과 지분경쟁을 벌이는 당사자이기 때문에 공개매수에 응할 리가 없는데, 결국 최대 주주인 영풍에게 불이익을 가하고 2대 주주인 최 회장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 회장 측 대리인은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잡으면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보다는 배당 확대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사주 공개매수는 외부 세력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응해 기업 가치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사주 공개매수가인 89만원이 주식의 실질 가치보다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영풍도 공개매수가를 83만원까지 올렸는데, 83만원은 실질 가치에 부합하고 89만원은 그렇지 않다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리인은 또 "영풍을 비롯한 모든 주주에게 공개매수에 응할 균등한 기회를 부여한 만큼 주주평등 원칙도 준수했다"며 "개별 주주가 개인적 사정으로 공개매수에 응모할 수 없다고 주주평등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법원은 이르면 오는 21일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재판부는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기록을 검토해 21일에는 결정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하겠다며 공개매수 기간인 9월 13일∼10월 4일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게 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지난 2일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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