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대사는 왜 '강제노동' 표현 안 써요? 못 써요? 쓰세요!"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8 14:51

수정 2024.10.18 14:51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18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18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 측 인사와 만났을 때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의 도마에 올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박 대사는 왜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을 단 한번도 안 쓰느냐"며 "한국에서 온 노동자가 가혹한 환경 아래에서 힘든 노동을 했다는 점만 (일본 정부의 방식으로) 강조할 뿐 강제노동이라는 직접적인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쓸 수 있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박 대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실무진과 검토를 하면서 얘기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당연한 말을 대사가 왜 안 쓰느냐"면서 "회피하는 것인가"라고 재차 따졌다.


박 대사는 "외교적 파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한다, 못한다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추가질의에서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용어를 쓴다고) 딱 부러지게 말 안 했다"고 또 다시 문제를 언급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도 한번 더 "한국인 노동자 강제동원, 강제노역이라고 표현해달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최고 지위에서 협상해달라. 풀어서 설명하는 일본 정부 방식이 아닌 강제노동이라는 단어를 써달라"고 언급했다.

박 대사는 마지막 발언에서 "강제노동에 대해서는 입장 확실히 밝히겠다"며 "일제강점기에 한국인 노동자가 강제노동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협상도 그렇게 할 것이며 정부 방침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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