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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부 잡음에, 시기도 별로?"..케이뱅크, 상장 연기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18 15:04

수정 2024.10.18 15:04

주관사도 '희망공모가 하단 낮추자' 요청
이복현 "시장에서의 투자자 보호 면밀히 검토"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 은행장, 이준형 CSO, 강병주 CMO. 연합뉴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 은행장, 이준형 CSO, 강병주 CMO.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공모주 최대어로 꼽히던 케이뱅크가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다.

케이뱅크는 상장 계획을 연기한다고 18일 밝혔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투자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케이뱅크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확인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한 바 있는 케이뱅크는 이번 결정으로 '상장 재도전' 일정도 잠정 중단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케이뱅크는 총 8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 총공모액이 9840억원으로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당수의 기관투자자들이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상장의 불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이미 주요 자금 용처를 정했는데 신규 자금을 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한 직원도 "내부적으로도 우리사주를 사려는 경쟁이 치열하진 않았다"면서 "카카오뱅크의 상장 직후 주가 하락을 모두가 아는데 무리하진 말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의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는 최종공모가를 희망공모가 범위(9500원~1만2000원)의 하단인 8500원으로 낮추는 안을 요청했다.

케이뱅크 측은 이번 연기 결정이 상장철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내 상장에 재도전할 수 있는 만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케이뱅크의 업비트 단일예금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투자자 보호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두산 등 여러 기업의 합병과 IPO 과정에서 제동을 건 바 있는 만큼 케이뱅크의 증권신고서가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원장은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가 높다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계속 꾸준히 줄이려고 권유 지도를 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IPO)진행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면밀히 챙겨보도록 하겠다"면서 "시장에서의 IPO에 대한 과정에서의 투자자 보호 이슈라든가 적정한 공시 이슈, 또 은행의 건전성이라든가 운영이 있으면 두 가지 둘 다 매우 중요한 것인데 두 부분을 다 열심히 잘 챙겨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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