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평균 매매가 4106만원…서초구 7774만원 1위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 수요 '급증'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30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입지 여건이 우수하고, 주택 수요가 많은 강남과 용산 등 상급지역이 집값 상승을 이끌며 서울 안에서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격차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평균 4106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6만원 올랐다.
구별로 보면 서초구가 7774만원으로, 가장 높고, ▲강남구(7375만원) ▲송파구(5575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서초구는 3.3㎡당 매매가격이 전년 대비 269만원이나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반면 도봉구는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서울 평균 매매가의 절반 수준인 2179만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강북구(2180만원) ▲금천구(2205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강북구와 도봉구는 상승세를 기록한 강남 지역과 달리 전년 대비 각각 55만원, 18만원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서초구와 도봉구의 아파트값 격차는 지난해 3.42배에서 3.57배로 커지는 등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강남 등 상급지역 집값이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금 여력을 갖춘 주택 매수자들이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집중 매수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축 아파트 공급량이 줄고,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5가구 중 1가구는 강남지역에서 나왔다.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4만581건으로, 이 중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과 서초, 송파에서 매매된 아파트 거래량은 총 7701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5가구 중 1가구가 강남지역에서 나온 셈이다.
또 재건축 호재가 있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전용면적 61㎡)는 지난 8월17일 24억1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직전 거래대비 3억1000만원이 오른 금액이다. 또 지난 8월2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전용면적 84㎡)는 60억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46억원과 비교해 14억원이 올랐다.
이와 함께 100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도 지난해 대비 3배 가량 늘어났다. 올해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중 100억 원 이상 초고가 거래는 지난해(5건) 대비 3배가량 늘어난 14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거래 중 5건은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한남’ 단지에서 이뤄졌다. 나인원한남(전용면적 273.41㎡)은 지난 7월 직전 거래가 대비 20억원 오른 220억원에 계약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지고,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강남권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를 하면서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강남 등 일부 상급지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금리와 대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같은 서울이라도 금리 대출 규제 민감도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고,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