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근간인 ‘메모리’에 올인
D램·HBM 위기, 기술력으로 돌파
10나노 4세대 D램 재설계 등 총력
"메모리 초격차 기술력 보여주겠다"
D램·HBM 위기, 기술력으로 돌파
10나노 4세대 D램 재설계 등 총력
"메모리 초격차 기술력 보여주겠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잇따른 메모리사업부 중심 인력 재배치는 '메모리 1위' 아성이 흔들리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거시(구형) D램은 중국산 저가 제품에,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하이닉스에 밀리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나홀로 겨울'을 맞은 현실을 두고 업황이나 외부 효과가 아닌 기술력을 원인으로 꼽으며, 허리띠 졸라매기 대신 기술력 본연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위협받는 메모리… 기술력 '올인'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전반적으로 답보 상태에 빠진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시스템LSI) 대신 메모리사업에 '올인' 하며 DS부문 사업의 근간인 메모리반도체 사업 정상화에 나섰다. 앞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 DS부문은 전 사업부에 고루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나, 인공지능(AI)발 HBM의 부상으로 메모리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분산된 투자가 메모리사업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메모리사업에 힘을 주며 '나홀로 겨울'을 버티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파운드리사업부 인력의 메모리사업부 배치에 이어 설비기술연구소·반도체연구소 개편 등의 인력 재배치는 메모리사업에 대한 삼성 내부의 위기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DS부문은 과거에도 인력 재배치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바 있다. 권오현 전 DS부문장 당시 반도체연구소 인력 일부를 현장 일선 사업부로 배치하는 등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김기남 전 DS부문장 시절에도 시스템LSI 인력 일부를 메모리사업부로 이동시키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2.9%로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올해 1·4분기 31.1%에서 2·4분기 34.5%로, 점유율 3.4%p가 상승하며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메모리사의 중저가 D램 시장 공략도 거세다. 중국 1위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올해 들어 LPDDR4 등 중저가 D램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 DS부문의 3·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4조~5조원으로, SK하이닉스의 전망치인 6조7628억원에 뒤처질 것으로 예측된다.
■"메모리부터 초격차 명성 되찾는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내부적으로 이번 위기를 허리띠 졸라매기 등 비용절감이 아닌 '기술력 복원'으로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8일 삼성전자 3·4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 DS부문은 HBM의 근간인 D램의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세 HBM 제품인 HBM3E 양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10나노 4세대(d1a) D램의 재설계 결정을 내렸다. 통상 '타임투마켓(적시 개발 적시 공급)'이 중요한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이후 5세대(d1b), 6세대(d1c) 등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고육책'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현재 6세대 10나노(d1c) D램에 사활 걸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더 나아가 반도체연구소에서 개발부터 양산까지 일원화된 7세대 10나노(D1d) D램 개발에 집중하며 메모리에서 초격차 기술력 보여주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미래 기술로 손꼽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그래픽처리장치용 D램(GDDR), 저전력 D램(LPDDR) 등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에서 속도조절에 나서며 라인 효율화와 인력 재배치에 나섰지만 미래 연구·개발(R&D)에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TSMC의 유일한 대체 기업으로서 수율(양품 비율)과 품질 안정화에 만전을 기해 곧 도래할 초미세 공정 제품에 대한 '멀티 벤더' 수요에 편승하기 위해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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