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엔트리에 좌투수 무려 8명
특히, 곽도규와 김기훈 등이 삼성이 유독 강세
구원 투수진, 삼성 타자들에게 피홈런 거의 허용 안해
5회 넘어가면 좌투수 5명 풀가동.. 삼성 좌타자 봉쇄 나선다
특히, 곽도규와 김기훈 등이 삼성이 유독 강세
구원 투수진, 삼성 타자들에게 피홈런 거의 허용 안해
5회 넘어가면 좌투수 5명 풀가동.. 삼성 좌타자 봉쇄 나선다
[파이낸셜뉴스] 보통 한국시리즈는 쓰는 선수만 쓴다. 좌완이든 우완이든 가리지 않고 최소한의 확실한 투수만 집어넣는다. 지난 준PO에서 에르난데스가 전 경기에 출장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는 조금 다를 전망이다.
KIA의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좌투수다. KIA는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좌완 투수를 무려 8명이나 집어넣었다. 선발진에서 라우어, 양현종, 윤영철 구원진에서 곽도규, 김기훈, 이준영, 김대유, 최지민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합류했다. 사실상 1군에서 가용할 수 있는 좌완 투수를 모조리 엔트리에 긁어넣은 것이다.
이렇게 많은 좌완 투수를 엔트리에 넣을 수 있는 팀은 대한민국 전체에서 KIA 타이거즈 뿐이다. 무려 8명의 좌완 투수가 들어갔다는 의미는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은 이번 시리즈에서 우투수를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다. 기껏해야 네일,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 정도다. 선발진에서든 구원진에서든 대부분 좌투수들을 상대해야한다는 의미다.
이범호 감독이 이렇게 많은 좌투수를 엔트리에 넣은 이유는 삼성의 막강한 좌타선을 봉쇄하기 위함이 크다.
여기에 더해 설령 안타를 허용하더라도 장타를 봉쇄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삼성 타자들은 올 시즌 전체적으로 장타력이 돋보이지만, 타율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팀 홈런은 1위지만, 팀타율은 8위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좌투수쪽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삼성의 좌타자들은 더욱 좌투수에게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한 디아즈는 매우 큰 편차를 보인다. 우투수에게는 0.320, 좌투수에게는 0.200이다. 윤정빈도 마찬가지다. 우투수에게는 0.299, 좌투수에게는 0.208로 너무 크게 차이가 난다. 김영웅은 KIA전에서 28개의 홈런 중 고작 1개만을 기록하고 있다. 우투수에게는 28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지만 좌투수에게는 8개 뿐이다. 장타 비율이 많이 떨어진다.
구자욱 또한 우투수에게 비해서는 좌투수에게 타율이 높지 않다. 우타자인 박병호 조차도 좌투수 상대 타율이 고작 0.248밖에는 안된다. 그나마 박병호의 23개 홈런 중 12개의 홈런을 좌투수에게 뽑아내고 있고, KIA전 홈런이 6개로 많은 편이라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KIA의 구원 투수진은 특히 삼성에게 강한 모습을 보인다. 올 시즌 KIA와 삼성전의 기록을 보면 KIA의 구원 투수들은 삼성에게 피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곽도규 0개, 김기훈 0개, 김대유 1개, 최지민 0개, 이준영 0개, 윤영철 0개의 피홈런을 KIA전에서 기록했다.
구원 투수진은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사실상 홈런을 맞지 않았다는 소리다. 라우어가 2개, 양현종이 3개를 맞기는 했지만 양현종은 던진 이닝이 상당히 많고(26.1이닝) 이들은 선발 투수들이다. 윤영철 또한 올해 삼성 타자들에게는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KIA는 5회만 넘어가면 장타를 봉쇄하기 위해 곽도규를 필두로 최지민, 이준영, 김기훈, 김대유를 모조리 투입해서 삼성의 좌타자들을 막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5명은 7경기 모두 나와도 된다는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KIA가 이번에 무려 14명의 투수를 엔트리에 집어넣은 이유다.
반대로 얘기하면 삼성의 좌타자들이 얼마나 좌투수볼을 잘 공략하느냐에 승부가 달려있음을 의미한다. KIA는 삼성의 장타력 봉쇄를 물량 공세와 좌완 공세로 잡은 듯 보인다. 가을 야구와 페넌트레이스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의 성적과 데이터만 놓고보면 충분히 해볼만한 전략이고 근거가 있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KIA는 타선이 삼성 이상으로 강하다. 팀 타율이 무려 0.301에 홈런도 삼성에 그리 많이 뒤지지 않는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좌우 균형도 좋고, 기동력도 강하다. 봉인이 해제된 김도영이 뛰어다니기 시작하면 얼마나 힘들어질지 알 수 없다.
삼성은 이승현이 선발로 가게 되면, 좌완 구원진은 이승민, 최채흥, 이상민이 포진한다. 이들로는 KIA의 좌타자들을 막아낸다는 것은 무리다. 결국, 임창민이나 김재윤 등 우완 투수진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좌타자들마저 KIA의 좌투수들에게 봉쇄 당하면 승산은 사라진다. 이범호 감독의 노림수도 바로 그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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